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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독한 파월 "긴축 끝 아직 멀었다"... 美 금리 5% 뚫을 듯

입력
2022.11.03 18:00
수정
2022.11.03 19: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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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속 자이언트 스텝, 15년 만에 최고
속도 조절 시사에도 "최종금리 더 높을 것"
내년 상반기 연 5.5%까지 치솟을 가능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했다. 상단 기준 연 4%까지 오른 미국 금리가 내년 상반기 5%대 중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 "금리 인상, 느리지만 더 길게"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6월 이후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란 초유의 조치로 연준은 2008년 1월 이후 약 15년 만에 기준금리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상승률이 8%를 웃도는 물가가 좀처럼 진화되지 않자 연준은 9월 FOMC 당시 "11월 추가 자이언트 스텝"을 일찌감치 예고한 상태였다.

이날 관심은 연준이 언제 긴축 속도를 줄일지에 쏠려 있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시장을 안심시키는 듯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빠르면 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12월 14일 올해 마지막 FOMC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속도 조절이 금리 인상 중단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속도를 늦출지언정 오히려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방침(higher for longer)을 밝히며 한층 더 매파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며 "여전히 갈 길이 멀고,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premature)"라고 강조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시장 "내년 美 금리 5.5% 예상"

파월 의장이 최근 제기된 통화정책 전환(pivot·피봇) 가능성을 무색하게 만들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올려 잡았다. 씨티은행은 최종금리 전망치를 종전 5~5.25%에서 5.25~5.5%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12월과 내년 2월 잇따라 빅스텝(0.5%포인트 인상) 단행 후 내년 3월과 5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JP모건은 "12월 빅스텝과 (내년) 1월 0.25%포인트 인상 뒤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면서도 "파월의 매파적 발언에 비춰볼 때, 노동시장이 충분히 냉각되지 않으면 중단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당초 연준은 9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가 4.4%(중간값)로 오른 뒤 내년 말 4.6%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금융시장은 연준발(發) 긴축 공포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3일 코스피는 간밤 뉴욕 나스닥이 3% 넘게 급락한 영향을 받아 1.7% 하락 출발했지만, 낙폭을 축소하며 0.33% 내린 2,329.17에 마감했다. 장 초반 10원 넘게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줄이며 6.4원 오른 1,423.8원에 마쳤다.

달러 페그(연동)제를 채택한 탓에 미국을 따라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홍콩은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이 후퇴한 상황과도 맞물리며 항셍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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