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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신뢰 잃은 카카오에게 돌아온 건 '어닝쇼크'…4분기 더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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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마다 30% 이상씩 고성장을 보여왔던 카카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게임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주요 인터넷 플랫폼 역시 비슷한 이유로 3분기에 우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카카오는 다른 플랫폼 기업과 달리 고객 신뢰를 빠르게 잃고 있다는 치명적 문제에 맞닥뜨린 상태다. 여기에 다음 분기엔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때문에 생긴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 이후 피해자 보상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1,503억 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5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 증가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이날 실적에 대해 '어닝쇼크'로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카카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 이익은 각각 1조9,029억 원, 1,790억 원이었다. 카카오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58%, 45%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선 30%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카카오톡, 다음 포털 등 광고 중심의 플랫폼 사업의 성장 속도가 더뎌졌다. 플랫폼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9,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급성장했던 온라인 광고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을 거치면서 축소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카카오가 성장 동력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웹툰, 게임 등 콘텐츠 부문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8,718억 원이다. 특히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2,961억 원으로, 사업 부문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우마무스메)',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 등 주요 모바일 게임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의 경우 미숙한 게임 운영으로 불만을 가진 이용자들이 '마차시위'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일본 원작 게임보다 늦게 이벤트를 공지하거나 적은 보상을 지급하는 등 차별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 사태에 대한 여파는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카카오의 보상 규모와 이용자 신뢰도 회복 방안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동안 파악한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 추산액만 400억 원 규모다. 카카오는 6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안을 검토해 제시할 방침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거버넌스 총괄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광고주의 예산 축소와 화재로 인한 기존 매출 감소, 신규 비즈니스 매출 반영이 지연됨에 따라 4분기는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카카오 경영진은 단기 재무 충격만 있을 뿐, 중장기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이 멈췄을 때 국민들이 일상이 멈췄다는 느낌을 받는 건 한 기업이 짊어지기 어려운 무게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카카오의 펀더멘털(근본 경쟁력)을 의미한다"라며 "카카오톡의 순기능을 확장하면서 더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서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이날 카카오의 주가는 4.2% 하락한 5만100원에 마감했다. 올초 11만 원대였던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 대비 56%나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가가 15만 원이 될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사임한 상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범수 창업자가 빠진 이후 계열사들이 각자의 욕망대로 움직이면서 여러 형태의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선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카카오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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