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참사 46분 뒤 첫 보고받아... 지시과정 등 초동 대응 시간대별 공개

입력
2022.11.02 17:00
수정
2022.11.02 2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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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尹대통령 지시 내린 뒤 44분 지나서야 첫 보고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2일 이태원 참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초 보고 시각을 공개했다. 경찰의 112신고 접수 녹취록이 공개된 후 부실 대응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의 대응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전후 행적이 불분명해 비난을 받았던 전례가 있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1분 최초 보고를 받았다"면서 참사 당일 관계 부처의 보고 내용과 시각, 윤 대통령의 지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달 29일 오후 10시 15분에 사고가 발생했고, 38분 뒤인 오후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상황을 확인한 국정상황실장이 오후 11시 1분 윤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대통령은 사고 내용과 사상자 발생 가능성 등을 보고받고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오후 11시 21분 첫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첫 지시는 그로부터 8분 뒤인 오후 11시 29분에 대통령실에 전달됐고, 오후 11시 36분에 언론에 배포됐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지시 내용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2차 지시는 오후 11시 54분 부상자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이뤄졌다. 보건복지부에 응급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을 파견하고 인근 병원에 응급 병상 확보를 신속하게 실시하라고 추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또한 행안부에도 모든 관계 부처, 기관과 함께 피해 국민에 대한 신속한 구급치료를 실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30일 오전 0시 42분에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경찰청, 30일 0시5분에 대통령실 첫 보고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선 소방청과 별도로 경찰의 첫 보고 시간이 언제 이뤄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은 대통령실에 첫 보고를 언제 했나'라는 질문에 "(브리핑은) 최초 보고 시점과 보고 경로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 이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황이 실시간으로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말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기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30일 오전 0시 5분에 상황보고를 접수했다"고 알렸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관련 첫 지시를 내린지 44분 만에 경찰청의 관련 보고가 이뤄진 셈이다.

한편 '112 녹취록 공개 이후 경찰의 초동 대처 미흡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정 운영을 통할하는 수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가능성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계시다고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또한 치안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경질 여론이 커지는 데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철저한 감찰과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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