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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역요원이 왜 핼러윈 맞은 뉴욕에?...反시진핑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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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에 중국 방역 요원 복장을 한 30여 명이 나타났다. 하얀색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와 고글까지 썼다.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시행 중인 중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방역 당국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영어와 중국어로 "중국에게 자유를", "독재자 시진핑을 몰아내자", "홍콩을 살려내자"고 적힌 팻말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위구르와 함께, 홍콩과 함께, 대만과 함께"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미국 자유아시방송(RFA)에 따르면, 이들은 뉴욕에서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다.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확정하자, 조국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뜻을 모아 나왔다고 한다. 중국 방역 요원 복장을 고른 건 코로나 봉쇄 정책이 시 주석의 인권 탄압과 경제 정책 혼선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특정 정치 세력이 조직한 게 아닌 자율적 시위"라고 강조했다. 시위에 참가한 왕모씨는 "나는 정치적으로 내가 믿는 신념 안에 있다"며 "이런 행사가 있다고 해서 스스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18세인 한 학생은 "탱크맨(Tank man)"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역시 반체제 메시지였다. 당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달 13일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교량에는 시진핑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내부 통제가 극심한 중국에선 초유의 일이었다. 중국 민주화 세력과 서방 언론은 1989년 톈안먼사태 당시 탱크 앞을 막아섰던 시위를 연상시킨다면서 현수막 시위자에게 '제2의 탱크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 학생은 "오늘 시위는 베이징 현수막 시위 정신의 연장선"이라며 "우리는 베이징의 탱크맨이 잊히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현장에 나온 취재진 접촉을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지난달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반(反)시진핑 시위를 벌인 홍콩인이 영사관 중국 직원들에게 끌려 들어가 폭행당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유학생들은 중국에서 파견된 정부 요원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지낸다.
시위대 다수는 방호복에 마스크도 모자라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었다.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자신의 신원이 중국 당국에 알려질 것을 우려한 행동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 참가자는 "중국 정부 관계자가 이 행사에 잠입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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