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등급제의 '다른' 시행 의도

입력
2022.11.01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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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영화 등급제

한국은 5단계 영상물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5단계 영상물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A, MPA 전신)가 1968년 11월 1일, 연령별 영화 등급제를 도입했다. 정부의 영화 검열을 모면하기 위한 업계 자율 규제책이었다. 앞서 협회는 1934년부터 영화 자체 검열·승인제도(일명 Hays Code)를 시행해왔지만, 1965년 연방대법원이 영화 사전 검열을 위헌 판결(Freeman V. Maryland)한 것. 등급제는 권력의 우회적 간섭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방비책이었다.

영화 등급은 극장소유주협회와 수입·배급자협회, 청소년·학부모 단체 관계자 등이 등급심사위원회를 구성, 영화의 폭력성과 선정성 등을 평가, 1968년 원년에는 4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전체관람가인 G(General audiences), 원칙적으로 성인용이지만 부모 재량으로 청소년도 볼 수 있는 M(suggested for Mature audiences), 16세 미만은 부모나 성인 보호자가 동반해야 하는 R(Restricted), 16세 미만은 관람할 수 없는 X 등급이었다. 협회는 1970년 R와 X 등급의 기준 연령을 만 17세로 상향하고, M 등급의 시행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GP(General audiences, Parental guidance suggested)로 개칭했고, 1972년 다시 PG(Parental Guidance suggested)로 바꿨다.

청소년 관람 등급(PG)이 PG와 PG-13(13세 미만 청소년 관람시 부모의 주의가 필요한 등급)으로 나뉜 것은 1984년 7월부터다. PG 등급을 받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템플 오브 둠 시리즈)'와 '그렘린'에 유혈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돼, 부모와 함께라도 유·청소년이 보기에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안해 추가된 등급. X 등급이 NC-17(17세 미만 관람 불가)로 대체된 것은 1990년 9월. 본격 포르노 영화와의 구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한국도 1996년 7월 정부의 사전 심의를 규정한 영화법이 폐지되고 영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현행 5단계 영상물 등급제도가 마련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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