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오류 난 왓츠앱도 참고"...카카오, 무료 서비스 보상 사례 찾기 안간힘

입력
2022.10.27 05: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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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127시간 30분 공식화"
카카오, 무료 서비스 보상 기준 찾기 골머리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 오류 보상도 참고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가 서비스 먹통 사태부터 완전 복구까지 걸린 시간을 '127시간 30분'으로 26일 공식화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30분쯤 시작된 카카오 사태는 20일 오후 11시에 완전히 끝났다. 5일 하고도 7시간 30분이 걸린 셈이다. 카카오는 소비자 피해 보상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전날 발생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의 피해 보상안도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먹통 사태 127시간 30분…보상 기준 골머리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그룹주가 급락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카카오 주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7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그룹주가 급락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카카오 주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7


카카오 먹통 '127시간 30분'은 이번 사태 핵심 쟁점인 무료서비스 보상의 중요한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카카오톡 등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 기준 마련을 위해 19일부터 '피해신고센터' 문을 열었다. 해당 센터를 통해 접수된 피해 사례를 기준으로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무료 서비스 보상 기준을 구체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피해신고센터는 다음 달 1일까지 운영되는데, 현재까지 4만5,000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따로 모으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사례도 1,400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 보상안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가 19일 긴급 간담회를 통해 폭넓은 보상 방침을 밝힌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무료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은 사실상 전 국민이 쓰고 있지만 무료 서비스 장애 이후 피해를 보상한 사례 자체를 찾기 쉽지 않다.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24일 국정감사에서 "정확한 배보상 시점이 언제냐"는 질의가 여러 차례 쏟아졌지만 구체적 시점을 밝히지 못했다.

카카오 측은 그나마 전날 2시간가량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글로벌 메신저 왓츠앱 보상안도 참고할 계획이다. 왓츠앱은 전 세계 20억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로 메타(페이스북)가 운영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왓츠앱 서비스 장애는 25일 오전 3시께(미국 동부시간)부터 시작됐다. 서비스 장애 신고만 7만 건을 넘어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왓츠앱 다운' 게시글이 퍼지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외 사례 등을) 보고 있는 중"이라며 "왓츠앱의 전 세계 장애 보상 등도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무료 서비스 보상안 사례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카카오 입장에선 궁여지책으로 왓츠앱 사례라도 참고해야 하지만 두 서비스가 처한 상황은 크게 다르다. 카카오는 국내 시장 점유율 90% 이상으로 '한국 중심' 서비스인 반면 왓츠앱은 특정 국가 의존도는 낮은 대신 글로벌 사용자가 많다.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 압박과 범위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왓츠앱도 구체적인 서비스 오류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보상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피해 시간 산출·배보상 방식도 쟁점


카카오가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상안을 고심 중이지만 무료 서비스 보상 사례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앞을 시민이 지나다니고 있다. 최주연 기자

카카오가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상안을 고심 중이지만 무료 서비스 보상 사례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앞을 시민이 지나다니고 있다. 최주연 기자


구체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피해 시간을 어디까지로 봐야 할지도 관건이다. 카카오 먹통 사태부터 모든 서비스의 완전 복구까진 127시간 이상 걸렸지만, 카카오 측은 주요 서비스의 핵심 기능 복구는 더 빨리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화재 발생 10시간 만에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이 가능했고 19일 오전 기준 다음 메일이 정상화되는 등 주요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화됐다"면서 "일부 서비스의 오류까지 복구한 뒤 정상화 공지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27시간 30분에 전체에 대한 피해 보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상 방식의 경우 유료 이용권 연장, 포인트 지급 등으로 정해진 만큼 일부에서 제기되는 직접적 현금 지급보다는 서비스 지원 등 간접 보상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카카오는 일부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배상안을 발표한 상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는 3일간, 톡서랍 플러스는 15일 동안 구독 기간을 연장했다. 톡서랍 플러스는 여러 채팅방에 흩어져 있는 사진과 동영상, 파일 등을 한곳에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로 멤버십(유료 서비스)에 가입한 택시기사에게 7,550원, 대리기사에겐 4,260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대리기사 업계 모두 "최저시급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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