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미래, 政·學·産 협력에 달렸다

울산 태화강 ⓒ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205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114만 명에 이르던 울산의 인구는 2035년 100만 명, 2050년에는 84만 명으로 25.9%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도시 울산의 인구감소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방향과 기술·인력 구조의 급변을 암시하는 상징적 지표로 간주된다.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울산을 성장시킨 전통 제조업이 글로벌 혁신의 파고에 직면하면서 상당수 젊은 인재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다. 4차산업혁명, 탄소중립 등 현재 진행 중인 산업구조 대전환이 울산의 성장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유출 현상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지역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울산에서 학업을 완수한 인재들의 취업 기회는 줄어들고 있으면서도, 기업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적절히 확보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는 '수급 불일치'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러한 양상을 타개하는 데에는 개별 기업과 대학의 전통적 접근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은 자명하고, 정부·대학·기업을 포함한 관련 경제주체들이 합심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ESG, 울산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2022 울산포럼'은 정부, 기업, 학계 등 74개 기관에서 850여 명이 참석해 그린 성장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소중한 '공론의 장'이었다.

지역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경제주체들이 중심이 돼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었고, 포럼 참여자들은 높은 열기를 보여주었으며, 시의성 있는 주제로 청년세대에게도 큰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앞으로 지속적 공론의 장으로 격상됨으로써 주요 정책이 의제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울산에서 미래의 터전을 잡도록 하기 위해 정부, 대학, 기업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직주락'의 공간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지향하는 가치 있는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통 제조기업들이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탄소포집·저장(CCUS),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낼 때 울산의 미래 경쟁력이 더욱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구감소에 대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진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중차대한 과업이라는 점에서 포럼에서 제안된 정책대안이 의제화되어 실천된다면 '2050년 생산연령인구 42만 명'의 전망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