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 속 '영끌족'에게 서울대 교수의 조언은 "방법이 없다, 버텨라"

부동산 한파 속 '영끌족'에게 서울대 교수의 조언은 "방법이 없다, 버텨라"

입력
2022.10.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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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매수자, 내년 하반기 물건 많이 나올 때를 노려야"
"레고 사태 이후 시장, 건설 PF 일으키지 말라는 수준"

25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6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 뉴스1

부동산 전문가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불안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 속에서 주택 거래는 내년 하반기에나 진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조언을 내놨다. 지난 2020, 21년 저금리 시기에 각종 대출을 모아 주택을 구매한 일명 '영끌족'을 향해서는 "무조건 버텨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한 김 교수는 "부동산 매수자 측면에서 봤을 때 내년에는 물건이 많이 나온다. 쇼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반대로 매도자 입장인 '영끌족'에 대해서는 "무조건 견뎌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부동산 갈아타기가 힘들게 됐다. 갈아타는 비용이나 그 노력을 할 바에는 자기가 열심히 다른 일을 해서 이자 부담을 낼 수 있도록 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가격이 빠지는데, 팔리지 않는다. 팔리면 급매만 팔린다"고 묘사했다. 거래가 활발하게 재개되는 시점으로는 내년 하반기를 전망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내년 중반쯤에 멈출 것 같고, 그리고 정체로 쭉 갈 것 같다"면서 그 이후에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당분간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최소한 국고채 10년물(10년 만기)보다는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높아야 되는데, 지금 한국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이 4.6%로 높다"면서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수익률에서 분자는 1년 치 월세고 분모가 부동산 가격인데, 분자는 계약을 해 놔서 고정이니 분모가 바뀌어야 투자수익률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정부, 시장 들어가지 말라... 임대차 3법도 변경하지 마"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이 재건축 단지는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뒤 지난 17일 공사를 재개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차환 발행에 실패하면서 시공사업단이 자체 자금으로 보증한 사업비 7천억 원을 상환하기로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 위기감이 돌고 있지만 김 교수는 일각에서 '거래 절벽' 해소를 위해 제기된 정부 주도의 부동산 부양 정책 실행에 대해선 반대 입장에 섰다. 그는 "지금 수요를 진작시킨다면서 LTV(담보대출비율) 조정, 과세 면세 혜택, 규제 완화 얘기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정부를 안 믿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정책이었어도 2, 3년은 하고 상황을 보는 게 맞다"면서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45일 만에 사퇴한 원인이 감세도 있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임대차 3법'도 건드려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임대차 3법이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이미 끝났다.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작년 하반기 이후 확실히 내려갔다"고 말했다. 최근 월세의 상승은 임대차 3법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강원중도개발공사 공사대금 조기집행 대책위원회가 레고랜드 기반시설공사 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지급보증 거부 선언으로 벌어진 채권시장 위기에 대해 김 교수는 "상당히 심각하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고 금융당국이 조정을 했어야 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는 "괜찮은 부동산 개발회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키려고 제1금융권 가는데 이미 레고 사태 전에 10%를 요구했고, 레고 사태 이후에는 10% 중반까지 요구했다더라. 이건 PF를 하지 말라는, 못 한다는 얘기다"라고 밝혔다.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제1금융권에서 이 정도 얘기가 나온 것은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의미이니, 상황을 좀 봐야 한다"면서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2016년부터 2021년 말까지 엄청나게 돈을 벌었는데, 그때 번 현금이 많아서 견딜 수 있는 건설회사들은 좀 있지만 PF 많이 일으킨 곳은 문제가 터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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