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술자리 의혹' 제기 김의겸에 "입만 열면 거짓말… 법적 책임 물을 것"

한동훈 "장관직 포함 어떤 공직이라도 걸겠다"
김의겸 "사실이냐고 물은 것... 당당히 맞설 것"

한동훈(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박수 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김 의원은 "사실이냐고 물은 것에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25일 오후 개인 자격으로 낸 입장문에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 및 그 관계자들'과 이에 '협업'했다고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상 국회의원 직무상 발언도 명백히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면책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김 의원이 해당 의혹이 허위라는 것을 알고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탐사 취재를 근거로 한 장관이 지난 7월 청담동 바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인 이세창씨와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목격자의 증언이라면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노래를 불렀다는 주장도 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라도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얼 걸겠나"며 "매번 이렇게 허황된 말씀만 하는데 어떤 근거로 말씀하시나"라고 맞섰다.

한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도 김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김 의원은 거짓말로 해코지해도 되는 면허증이라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며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해도 그냥 넘어가주고 책임을 안 지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아는 것 같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냐고 물은 것에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시시껄렁한 협박에 무릎 꿇을 정도라면 아예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청담동 술자리에 참여했다고 지목된 이세창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 주장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한 자도 아는 사실이 없으며 사적으로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없음을 하늘에 두고 맹세한다"며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발언들이 떠도는 것을 절대 좌시할 수 없으며, 이러한 사람들이 정치에 발붙일 수 없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