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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첫 시정연설 보이콧… "막말·욕설 대통령 사과하라"

입력
2022.10.25 14:20
수정
2022.10.25 14: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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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서자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서자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외면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시정연설로 끝났다. 전날 당사 압수수색으로 일격을 맞은 민주당은 본회의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에 야당이 불참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반쪽짜리로 얼룩진 尹 첫 시정연설… 민주당 불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참석해 "새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직접 설명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5개월여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시정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에는 민주당 의석이 비워져 있었다. 오로지 국민의힘과 정의당 의원 전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30분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불참을 결정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민주당 의원 전원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 도착 전까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서 입장할 때는 엄중하고 절제된 침묵 시위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 김진표 국회의장, 3당 대표·원내대표 등이 참석하는 사전 차담회에도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에 입장하기 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손팻말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모두 "민생외면 야당탄압 윤석열정권 규탄한다!" "국회모욕 막말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치다가 윤 대통령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침묵 시위로 전환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맞은편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총을 열고 맞불을 놓았다. 오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청하지 않고 의원들이 자유 발언을 했다"며 "정기국회 예산안 대응방안과 입법과제, 국정감사 후속과제에 대해 논의했고 (대통령실 이전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니 추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본회의장 내에서 정의당-국민의힘 신경전도

시정연설 전후로 본회의장 내에서는 정의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신경전이 오갔다. 정의당 의원들이 '이 XX(발언) 사과하라', '부자감세 철회'라고 적힌 피켓을 좌석 앞에 걸어 놓자 국민의힘은 "일국의 대통령이 오는데 그게 뭐냐"고 항의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예의를 안 지키신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뒤 인사를 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로 향했지만, 정의당 의원들이 먼저 퇴장하면서 인사는 불발됐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기립박수로 맞이한 뒤 연설 도중에도 19차례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연설문에 밑줄을 치며 듣고, 시정연설이 끝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윤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눴다.







우태경 기자
박재연 기자
김윤정 인턴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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