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흑자기업...정치는 경제에 입 다물어야"

입력
2022.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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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여권 실책은 2단계
①김진태 회생신청 발언 ②최문순 탓...시장 불신 키워
레고랜드 개발에 도의회 승인 3번 받아...회의록도 있어


진행자 “상황을 원만하게 풀기 위해서 김진태 지사가 어떤 선택을 했었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최문순 “그냥 가만히 뒀으면 됩니다.”

10월 25일 MBC 시선집중 인터뷰


레고랜드 사태 근원을 '전임 지사의 무리한 투자'로 돌린 여당의 주장에 당사자인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발끈하고 나섰다. 여당 지적이 사실이 아닐뿐더러 이 같은 정치적 처세가 시장 불신을 키워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24일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모습. 연합뉴스

최 전 지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장에서는 강원도의 레고랜드 개발 지급보증 거절을) 정치가 경제를 아무 이유 없이 망칠 수 있구나 이렇게 인식이 됐던 것"이라고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결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사업자인 강원도 산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서 발행한 2,050억 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지난 9월 말 만기가 돌아왔지만 연장이 되지 않고 미상환 상태에서 지난 6일 부도 처리된 것을 말한다. 강원도가 만기 연장 대신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을 내겠다"고 밝히며 사태를 키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1.55%였던 기업어음(CP)금리는 21일 기준 4.25%로 급등했다. 지난달 말 3.27% 수준에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1%포인트 가까이 치솟으며 자금시장 위기 '트리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전 지사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배경을 2단계로 나눴다. ①김진태 지사가 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을 언급했을 때와 ②파장이 커지자 여권이 최 전 지사 본인의 방만 경영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을 때다.

그는 강원도의 재정상황을 무시한 무리한 투자였다는 여권의 주장에 "중도개발공사는 흑자기업"이라며 스튜디오에 재무제표를 갖고 왔다. 이어 "(이달 6일 강원도가) 회생절차를 발표하기 전날 증권회사와 (개발공사가) 빚 갚는 걸 연장하기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회사 임직원들하고 얘기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고 그냥 발표를 해버렸던 것"이라고 김 지사를 질타했다.


2016년 10월 강원 춘천시 베니키아 호텔 베어스에서 열린 레고랜드 착공보고회에 참석한 최문순(왼쪽 두 번째) 강원지사. 강원도 제공

2016년 10월 강원 춘천시 베니키아 호텔 베어스에서 열린 레고랜드 착공보고회에 참석한 최문순(왼쪽 두 번째) 강원지사. 강원도 제공

이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정부가 채권시장에 50조 원 이상을 수혈하겠다고 발표하자, 여권은 최 전 지사의 방만 경영을 질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최 전 지사는 "도의회 승인을 세 차례 받았고, 회의록도 남아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승인도 받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최 전 지사의 실책을 주장하는 여권에 대해 "계속 전임 도지사를 공격하는 거 보니까 (시장은) 진짜 안 갚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라며 "이게 2차 사고"라고 꼬집었다. "(여권 주장이) 사실도 아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빚을 안 갚을 이유는 아니다"는 지적이다.

뒤늦게 강원도 예산을 투입해 중도개발공사의 채권 2,050억 원을 갚겠다고 한 김진태 지사의 발표에 대해 "뒤늦게나마 예산을 투입해 방어를 잘했는데, (애초에) 그 돈은 안 들어가도 될 돈"이라고 짚었다. 회생신청을 하지 않고, 중도개발공사를 "그냥 뒀으면 차차 (채권 만기를) 연장해가면서 빚을 갚아갈 것"을 애꿎은 혈세로 막았다는 말이다.

최 전 지사는 "정치가 경제에 대해서 면밀하게 접근하고 가능하면 입을 닫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국고가 낭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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