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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외교안보라인, '대만·북한통' 뜨고 '미국 협상파' 졌다

입력
2022.10.25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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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포위 작전 기획 허웨이둥 군 서열 3위로
북중 군사회담 경험 풍부한 먀오화도 잔류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국가주석 3기 개막을 맞아 단행된 중국 군부와 외교라인 개편은 '대만·북한 전문가의 약진'과 '대(對)미국 협상파의 퇴진'으로 요약된다. 이달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투쟁'을 17번이나 입에 올리며 강경한 대외 정책을 예고한 시 주석의 의중이 인사에 여과 없이 반영된 결과다.

대만 압박한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서열 3위 영전

중국 최고 군사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장여우샤 제2부주석과 허웨이둥 동부전구사령관이다. 두 사람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제1부주석(중앙군사위 서열 2위)과 제2부주석(서열 3위)으로 각각 승진했다. 중앙군사위원은 7명이다.

허웨이둥은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에 주둔한 31집단군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상하이 경비사령관을 거쳐 2019년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사령관을 맡았고, 올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군이 전개한 '대만 포위 군사 작전'의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전례 없는 고강도 무력 시위로 대만을 압박한 그가 중앙군사위에 진입한 것에 시 주석의 강력한 대만 통일 의지가 반영돼 있다.

군사 평론가 쑹중핑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허웨이둥의 승진은 인민해방군이 대만과의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장여우샤는 7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중앙군사위 서열 2위에 등극했다. 시진핑 2기 체제에서 인민해방군 현대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 덕이다. 그는 시 주석과 의형제 관계를 맺은 최측근이기도 하다.

북중 군사회담 주도한 먀오화, 중앙군사위 잔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앙군사위에 잔류한 먀오화(66) 정치공작부장도 31집단군 출신이다. 먀오화는 북한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밀착했던 2019년부터 이듬해까지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을 맡아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며 북중 군사회담을 주도했다. 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 여지를 또다시 열어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앙군사위에 새로 입성한 류전리 전 육군 사령관과 리샹푸 전 장비발전부 부장은 각각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국방부장(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점쳐진다. 리샹푸는 러시아에서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을 사들인 혐의로 2018년 미국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가 국방부장이 된다면 미국과 중국 군사 당국의 소통이 더 막힐 가능성이 크다.

대미 강경파 왕이, 공상단 정치국 입성 '승승장구'

외교라인에서는 한정 상무부총리와 류허 부총리가 공산당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지며 퇴임이 확실시됐다. 두 사람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대미 온건파로 평가됐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공산당 고위 기구인 정치국 위원 24명 안에 들었다. 그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에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대미 강경파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왕 부장에 비해 온건파로 분류되는 양제츠 정치국 위원을 대신해 외사 담당 정치국 위원과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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