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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제' 등극했지만...절대권력 유지 위해 폐쇄·고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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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통치 시대가 본격화됐다.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정적들을 절멸시킨 시 주석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지명하지도, 언제까지 집권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지켜온 '집단지도체제' 시대도 종언을 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1인 통치 시대를 열었지만,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체제 유지의 동력으로 삼고 있어, 국제무대에서의 고립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시진핑 집권 3기 최고 지도부가 공개된 후, 마오쩌둥 사후 이어져 온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마오쩌둥 시대 '문화대혁명'처럼 지도자 1인이 권력을 독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었다. '국가주석직 10년 임기 제한'과 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지목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관례'가 굳어진 것도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이 같은 권력 독점 예방 시스템을 모두 무너뜨렸다. 3연임에 오르며 국가주석직의 임기를 무제한으로 확장했고, 후계자 지목은커녕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멤버 전원을 자기 사람으로 배치했다. 공산당 내 다른 파벌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에 절대 권력 체제가 다시 등장했지만, 이는 중국에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권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누르기 위해 사회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더 강화하고, 이는 중국을 폐쇄 국가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인자의 결정에 아무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아, 군사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잘못된 정책 결정이 내려질 우려도 높다.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러시아의 오판을 중국도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1인 권력은 국내 경직성을 더욱 강화해 결국은 중국 자신에게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며 "시진핑의 3연임은 비극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고집하고 있는 제로코로나 정책이 사회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중국인들은 사흘에 한 번 이상 코로나19 검역소에서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아야 하며, 모든 공공시설 출입 시 개인 바코드를 찍어 음성임을 증명해야 한다. 모든 인민의 동선은 고스란히 방역 당국에 기록된다.
윌리엄 칼라한 런던정경대 교수는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인을 추적하고 수천만 명을 집에 가뒀다"며 "이는 시진핑이 원하는 중국 사회의 작동 원리를 보여줬다"고 했다.
'중화 민족의 부흥을 표방'하는 중국몽의 추진이 서방세계와 갈등을 일으켜 오히려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고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을 외치며 글로벌 공급망 구축,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 등 서방과 사사건건 충돌했고, 그 결과 미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절대권력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3기 시대에도 중국몽은 권력의 핵심 운용 가치다. 시 주석은 당대회가 끝난 23일에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일에 몰두하고 책임지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3기 중국몽 실현의 마지막 퍼즐은 '대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만 통일을 고리로, 시 주석의 절대권력 체제를 더욱 공고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24일 "대만 통일'에 얼마나 다가섰느냐가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뒷받혀줄 이유가 될 것"이라며 "(시진핑 3기 마지막 해인) 2027년이 미중 간 대만 갈등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 보고에서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노골화할수록 미국 등 서방의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 위상을 차지했지만,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의 정면충돌은 중국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세계 군사력 2위를 보유했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고전도 중국에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시 주석이 중국몽 실현에 가까워질수록 국제무대에서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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