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시진핑의 탄압이 두려운 중국인들, 화장실 벽에 저항 메시지 남긴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중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공안 당국이 강하게 틀어막고 있는 만큼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살벌한 검열과 통제의 나라인 중국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
24일 베이징 하이덴구의 한 교량 주변엔 공안이 대거 배치돼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다. '시진핑 1인 천하'를 선포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이달 13일 시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던 곳이었다.
"(코로나19) 핵산(PCR) 검사가 아닌 밥, 봉쇄 말고 자유, 영수(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하는 말) 말고 투표권, 노예가 아닌 시민. 독재자이자 나라의 반역자인 시진핑은 물러나라"는 글이 현수막에 적혀 있었다.
현수막은 곧바로 철거됐고,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한 40대 남성은 공안에 끌려갔다. 이 남성은 ‘브리지 맨’(다리의 남자)이라 불리며 반(反)시진핑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22일 당대회 폐막 이후 해당 교량이 ‘제2의 톈안문 광장’이 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교량 주변 통제에 나선 것이다. 24일 하이덴구를 제외한 베이징 곳곳에도 공안이 배치됐다.
현지 소식통은 "1989년 민주화 시위 이후 톈안먼 광장이 중국 민주화 세력의 성지가 된 것처럼 하이덴구의 교량도 시 주석의 장기 독재에 항거하는 상징적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안은 시 주석 비판 시위를 전부 틀어막진 못하고 있다. 중국 대학생들은 공안의 눈을 피해 화장실로 숨어 들어가 저항의 글귀를 남기는 ‘화장실 혁명’에 나서고 있다. 중국 남서부의 한 대학을 졸업한 천치앙은 미국 CNN방송에 “공중화장실 칸막이에 ‘독재 대신 투표를, 노예 대신 공민을’이라고 쓰고 나왔다”며 “화장실 같은 곳에서만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억압받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시위는 중국 밖에서 더 활발하게 확산 중이다. CNN은 지난 일주일간 전 세계 320개 대학에 시 주석을 비판하는 포스터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한 중국 학생은 영국 런던대 캠퍼스에 하이덴구 교량의 현수막 시위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붙였다. 이 학생은 “시위 포스터를 붙이는 건 가장 작은 일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전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