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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갯짓이 태풍 불러" 레고랜드 사태... 여당서도 김진태 책임론 나와

입력
2022.10.24 12:00
수정
2022.10.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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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전 김진태(오른쪽) 강원도지사가 서울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강원도청 제공

지난달 20일 오전 김진태(오른쪽) 강원도지사가 서울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강원도청 제공

레고랜드 어음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상황을 무시한 강원도의 무책임한 결정이 자금시장 경색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강원도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을 선언한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향해 "나비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보증채무 미이행 선언으로 큰 혼란이 야기됐다"고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즉각 50조 원 플러스알파 규모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당장 급한 불은 껐다"면서도 "언제든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전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에 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을 신청하겠다'는 강원지사의 말 한마디에 채권시장이 마비되고 금융시장에 공포가 덮쳤다"며 김 도지사를 질타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 의원은 "'레고랜드만 부도내고 강원도만 무사한 방법'은 애당초에 없다"며 "지방정부의 꼬리자르기식 회생 신청은 불가능하다. 지방정부는 파산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벌인 전임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주호영)는 여지를 남겼지만, 여당의 공세 수위는 전날보다 한층 약해졌다. 여야는 전날 자금시장 유동성 불안을 증폭시킨 강원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와 관련, 각각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김진태 현 도지사에게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감자 트러스...누리꾼들 레고랜드 사태 비판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레고랜드 사태는 사업자인 강원도 산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서 발행한 2,050억 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지난 9월 말 만기가 돌아왔지만 연장이 되지 않고 미상환 상태에서 지난 6일 부도 처리된 것을 말한다. 강원도가 만기 연장 대신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을 내겠다"고 밝히며 사태를 키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1.55%였던 기업어음(CP)금리는 21일 기준 4.25%로 급등했다. 지난달 말 3.27% 수준에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1%포인트 가까이 치솟으며 자금시장 위기 '트리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를 비교하는 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치적 판단으로 금융시장을 위기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다. 한 누리꾼은 '트러스는 대처가 우상이라서, 김 지사는 민주당 도지사 시절 완성된 거라서... 둘 다 시장논리로 행동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트러스는 사퇴라도 했지 김 지사는 채권시장 붕괴시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0억 원이면 해결될 걸 50조 원로 키웠다'고 지적했다.

애꿎은 대구광역시 채무액 그래프가 온라인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대구광역시 채무액은 2017년 1조6,436억 원에서 2020년 2조893억 원으로 늘었다. 이 그래프를 공유한 한 누리꾼은 "김 지사가 레고랜드 2,050억 채무로 전임자 운운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대구는 2020년 기준 2조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레고랜드와 차원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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