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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자궁내막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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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고통스럽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리통인 줄 알았는데 골반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등 장난이 아니다. 생리할 때마다 고통이 증가됐다.(30대 여성)”
‘보이지 않는 암’으로 불리는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자궁 가장 안쪽의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 복강으로 이동해 유착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임 여성의 10~15%, 불임 여성의 50%, 만성골반통이 있는 여성의 40~60%가 자궁내막증에 노출된다. 최근 10대에서도 발생한다.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생리하는 여성 누구에게나 발생 가능하며 환자의 3명 중 1명이 20~30대”라고 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생리통ㆍ생리 전 통증ㆍ성교통ㆍ만성 골반통ㆍ배란통과 함께 허리 통증, 만성 피로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 증상은 생리 시 반복되는 통증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통증 위치가 달라지는데 골반에 발생할 때가 가장 많아 골반통이 가장 흔하다.
이 밖에 자궁내막증이 직장에 발생하면 항문 출혈이나 배변통이 나타날 수 있고, 폐에 생기면 객혈이 발생한다. 드물게 비강에 발생해 코피가 나고, 피부에 발생해 종양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말기 암처럼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으면 암에 걸릴 위험이 34% 높아진다. 특히 자궁내막암(4.59배), 난소암(2.51배), 자궁경부암(1.84배), 유방암(1.44배), 갑상선암(1.34배)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아진다.
자궁내막증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리혈이 역류하면서 자궁내막 세포와 조직이 복강 내에 착상한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최정인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이 진행하면서 복강 내 유착이나 배란 장애가 생기면 난임이 될 수 있다”며 “자궁내막증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자궁내막증을 진단하려면 초음파검사로 자궁과 난소에 생긴 이상 소견을 확인한다. 또한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와 종양표지자 혈액검사, 진단적 복강경 수술 등으로 진단한다.
CA-125 종양표지자 검사도 진단에 유용할 수 있다. 배재만 교수는 “CA-125는 체강상피 유도체에서 발견되는 세포 표면 항원인데, 상피성 난소암의 유용한 종양표지자로 알려져 있지만 자궁내막증에서도 상승할 때가 많아 자궁내막증 치료 반응과 재발 유무를 알아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궁내막증은 수술과 약물로 치료한다. 병변 크기가 3㎝ 이상이고 관련 증상이 있다면 수술을 시행한다. 병변 제거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병변 크기가 3㎝보다 작으면 수술을 피하기 위해 약물 치료로 병변 크기를 줄이는 시도를 해볼 수 있지만 기본 치료 원칙은 수술적 제거와 약물 치료다.
최정인 교수는 “가임기 여성에게서 자궁내막증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임력 보존과 재발 방지”라고 했다.
정상 난소 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과 유착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구조로 회복시키는 것이 수술 목표다. 수술을 받은 뒤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증을 수술로 완벽히 제거해도 5년 안에 환자의 40% 정도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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