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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복심' 김용 구속 갈림길... 시험대 오른 대선자금 수사

입력
2022.10.21 19:00
수정
2022.10.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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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4,700만원 불법 정치자금 혐의 영장심사
檢, 검사 4명 출동 100쪽 분량 프레젠테이션
김용 "유동규 회유로 누명… 돈 받은 적 없어"
구속 땐 용처 추적 탄력, 기각 땐 '무리한 수사'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경기도 제공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경기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일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 부원장의 영장심사는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오후 3시 30분 시작돼 오후 6시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소속 검사 4명은 A4 용지 100쪽 분량 자료를 제시하며 판사 앞에서 90분간 프레젠테이션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혐의를 부인하는 김 부원장 태도와 증거인멸 가능성을 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원장의 지위와 역할, 이 대표와의 관계, 대장동 일당과의 관계도 설명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대 대선 경선을 준비하던 2021년 4~8월 김 부원장이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대장동 일당에게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대선 예비경선 후보로 등록하고, 다음날 출마 선언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자금 조달 역할을 맡았다고 의심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김 부원장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2014년 4~5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김 부원장과 대장동 일당이 협력한 정황도 들면서 자금 종착지를 규명하려면 김 부원장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검찰은 자금 전달 과정도 설명했다. 위례·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측근인 이모씨를 통해 4차례에 걸쳐 정민용 변호사에게 돈을 건넸고, 그 돈은 다시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금품 전달의 가교 역할을 한 이씨가 돈을 건넬 때마다 남긴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노출되지 않는 경로로 영장심사 법정에 들어갔다. 김 부원장 측은 영장심사 종료 뒤 "(검찰의) 유동규씨 회유로 누명을 썼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돈을 받은 적이 없으니 관련된 돈 전달 과정도 인정할 수 없고,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뒤 1억 원을 돌려줬다는 의혹도 허위라고 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에는 "소환 조사하겠다는 연락도 없이 체포부터 했다"며 절차를 문제 삼았다.

영장심사 결과는 수사의 분수령이 되는 동시에, 민주당과 검찰 중 어느 한쪽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검찰이 김 부원장 신병을 확보하면 수사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김 부원장이 수수한 돈이 대선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규명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혐의가 소명된다는 법원 판단까지 나오면 "사탕 하나 받은 적 없다"고 반발한 이 대표에게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수사 동력을 잃는 것은 물론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질 전망이다.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손현성 기자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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