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사’ 주장에 ‘채널A 압수수색’으로 받아친 윤 대통령

입력
2022.10.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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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오른쪽)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세종=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오른쪽)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세종=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검찰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수사를 ‘야당 탄압’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수사 내용을 챙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에 대해 강제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는 취지로 직격하며 민주당 주장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재명 대표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에서 기획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수사에 대해서는 저도 언론을 보고 아는 정도”라면서도 “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 언론사를 며칠째 압수수색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런 얘기가 정당한 건지 국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작심발언을 내놨다. 국회나 당의 현안, 검ㆍ경 수사 사안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껴왔던 윤 대통령이 전 정권 당시 검찰 수사를 비교하며 현 정부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이 겨냥한 ‘언론사 압수수색’은 2020년 채널A 기자와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했던 일을 가리킨다. 검찰은 채널A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해당 기자와 한 장관의 공모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여권은 문재인 정부 검찰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겨냥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채널A 사건을 언급한 것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과 검찰의 불공정 행위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종북’ ‘주사파’ 발언에 민주당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특정 야당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어느 특정인을 겨냥해서 한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아는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그러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며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와 함께 일련의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 협치 메시지보단 강경 발언을 내세우는 것은 이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사정정국과 북한의 도발로 긴장된 안보정세를 고리로 보수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방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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