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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짬밥' 타령, "나 군단장 때 연대장 하던...예의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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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선후배 간 볼썽사나운 말싸움에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놓고 3성 장군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맞붙으면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진행된 육군본부 국감에서는 시급한 안보현안은 뒷전이었다. 북한이 연일 탄도미사일과 포사격을 퍼붓는데도 2년 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 최대 쟁점이었다. 검찰이 서욱 전 국방장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놓고 여야는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충분히 검토하고 월북 판단을 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어느새 뒤바뀌었다”며 “여야가 (당시) 함께 논의했는데 윤 정부가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면으로 맞받았다. 한기호 의원은 “국방부가 당시 보고를 할 때 진실만을 보고한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면서 “보고 자체가 조작인데 (결과가) 번복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임병헌 의원도 “서 장관은 당시 질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월북 가능성 여부를 잘 봐야 한다고 지침을 줬다고 답했다”며 “대통령이 자국민을 구할 생각 안 하고 월북 가능성을 담아 지시했고, 서 장관은 그것에 맞게 첫 보고를 사실상 조작해서 비공개 회의에서 제시해 국방위원을 기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설 의원은 피살 공무원 유족의 ‘정서상태’를 거론해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피살공무원 유족들은 피살공무원이 월북했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그런 정서상태 가진 분과 윤 대통령이 만났으며 대통령은 (유족) 이야기를 들어보고 틀림없이 ‘월북이 아니구나’ 이렇게 판단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여야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육군사관학교 9년 선배인 한기호 의원과 후배 김병주 의원 간 때아닌 ‘예의’ 논쟁으로 감사장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포문은 김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2년 전에 비해 바뀐 건 정권밖에 없는데 어떻게 국방위원들이 서 전 장관이 조작했다고 주장하느냐”며 “인간적인 의리상 너무하다”고 사실상 한 의원을 겨냥했다.
이에 한 의원은 “김병주 의원은 제가 군단장 할 때 연대장을 하지 않았냐”며 “예의가 있느냐고 하는데 (군) 후배들 보는 데서 하는 행동이 예의가 있느냐. 천년만년 국회의원 하는 거 아니다”라고 거칠게 응수했다.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한 시간여 동안 여야 의원들이 분을 삭이며 냉각기를 갖고 나서야 감사는 속개됐다.
이날 국감은 시작부터 진통을 빚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이유로 서울에 머물면서 감사장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감사장에 도착한 여당 의원들은 당초 오후로 예정된 현지 시찰 일정을 먼저 소화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기다려야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생명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어떻게 국정감사를 마음대로 미뤘다 당겼다 하느냐"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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