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핵심 광물'...바이든, 공급망 구축에 4조 투자

입력
2022.10.20 15: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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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원료 핵심 광물 챙기기
바이든 "배터리 75% 중국에서 생산"
한국·G7과 글로벌 공급망 구축 협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기차 배터리 기업과 화상회의를 열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기차 배터리 기업과 화상회의를 열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반도체, 바이오산업 등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원료와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첨단 산업과 그 원료의 공급망을 동맹·우호 국가 중심으로 구축해, 경쟁국으로 부상한 중국 위주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전기차 배터리 미국 내 제조와 핵심 광물 미국 내 생산 활성화를 위해 28억 달러(약 4조 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처리된 ‘인프라(사회기반시설)구축법’에 따라 책정된 보조금 중 1차분을 12개 주(州)에 있는 20개 배터리 관련 기업에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자체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총 90억 달러가 투입된다. 이번 투자로 연간 약 200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리튬을 비롯해 △흑연 △니켈 △산화규소 등의 생산설비가 구축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인 ‘미국 배터리 광물 구상’도 발표했다. 그는 배터리 기업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자동차의 미래는 전기차이고,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데 지금 배터리 75%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이번 발표 역시 중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생산량도 미국 점유율이 1996년 27%에서 2020년 1%로 낮아진 상태다. 백악관도 “현재 중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내 채굴·가공·재활용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전기차 개발과 도입에 차질이 생기고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공급망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공급망 흐름도 비교 그래픽. 김문중 기자

희토류 공급망 흐름도 비교 그래픽. 김문중 기자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반(反)중국 전선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백악관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을 통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손잡고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는 미국과 서방 중심 PGII를 핵심 광물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또 지난 6월 출범한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도 연계한다고 밝혔다. MSP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스웨덴, 핀란드 등도 포함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핵심 광물 등 4대 핵심 품목 공급망 점검 행정명령을 내렸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생산부터 제련까지 공급망을 주도하는 것은 반도체나 배터리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대비책 마련을 중시해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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