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전략자산 배치 질문에 "주한미군 2만8000명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 답변
미군 전략폭격기 B-1B 4대 괌 기지 전진 배치

미군의 대표적인 전략자산 중 하나인 B-1B 랜서 폭격기가 지난 6월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뉴스1

미국 국방부가 18일(현지시간)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배치 관련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주한미군이 이미 주둔 중이라는 논리로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 방어를 위해 전략자산이 한국에 상시배치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미 2만8,000명 이상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라며 “그것은 미국의 방위와 안보 협력에 대한 한국민과의 약속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것(미군 병력의 한국 주둔)은 매우 오래됐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7차 핵실험 가능성 때문에 한국에서는 미군 전략폭격기,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국에 상시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라이더 대변인은 이 같은 질문에 주한미군 주둔 자체가 미국의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우회적 답변으로 대신한 것이다.

앞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도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론을 두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술핵이든 아니든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가 아니라 긴장을 낮추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4대가 최근 이틀 사이 괌 앤더슨기지에 배치됐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에어크래프트스폿에 따르면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공군기지를 출발한 B-1B 2대가 18일 괌에 착륙한 데 이어 19일 2대가 추가로 도착했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군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린다.

B-1B는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날아올 수 있다. 핵무기 탑재 기능은 제거됐지만 상황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는 미군 전략자산 중 1순위로 꼽힌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