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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 10년 새 2배 증가…40대가 절반 차지

입력
2022.10.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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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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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미혼 여성 직장인 김모 씨는 생리통이 심해져 산부인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AMH 수치가 1.2ng/mL로 난소 기능 저하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고민 끝에 먼저 난자를 냉동하고 자궁내막증 치료를 받기로 했다.

미즈메디병원이 2012~2021년 10년 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에는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이 1,713명이었지만 2021년 3,527명으로 2배 증가했고, 40대가 49.4%, 30대가 27.6%였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 위치(난소, 난관, 장, 방광 등)에 존재하는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의 10~15%에게서 발생할 정로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다.

이화정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진료과장은 “자궁내막증은 발생 부위나 유착 정도에 따라 다양한 통증을 일으키는데 심한 생리통과 골반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라며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을 일상적으로 뒤따르는 통증이려니 생각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과 골반통은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 과장은 “자궁내막증을 앓는 여성에게서 드물지만 예후가 나쁜 난소암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정기검진이 필요하고,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폐경이 되기까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과장은 "자궁내막증 치료는 환자 증상이나 정도, 치료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개개인에 맞추어 약물 치료나 수술이 시행된다”며 “증상이 경미하고 크기가 크지 않은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 장치를 삽입하거나 호르몬제와 진통제를 적절히 병용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임 원인이 되거나 지속적으로 커지는 자궁내막종, 호전되지 않는 골반통 등이 있으면 자궁내막증을 제거하는 수술로 증상의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내막증 치료 시 가임력 보존과 재발 방지를 고려해 치료한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ㆍ복지 실태 조사’에서 난임 진단을 받은 국내 여성(15~49세)의 17.5%가 자궁내막증을 포함한 자궁내막 장애를 가졌다.

이광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 센터장은 “난임은 자궁 질환이나 배란장애, 난관 요인, 자궁 요인, 난소 기능 저하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 내막 조직이 자궁 밖 난소, 나팔관에 증식하면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키면 수정과 착상을 방해하므로 난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임신 계획이 있다면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자 냉동 등으로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면 난소 기능 저하, 자궁내막증, 조기 폐경 가족력, 난소 수술을 받았거나 항암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야 할 때, 그리고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미혼 여성의 경우다. 특히 요즘은 결혼이 늦어지고, 고령 미혼 여성이 많아지면서 미래의 출산을 대비하기 위해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여성은 출생 시 100~200만 개 생식세포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 생식세포 중 초경 이후 폐경에 이르기까지 400~500개가 배란이 되고, 나머지 생식세포는 세포 사멸 과정을 통해 점차 줄어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숫자가 줄고, 이 생식세포가 고갈되면 폐경이 된다.

생식세포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줄어드는데 35세 이후로 더 빨리 감소하며 난자 질도 저하된다.

이광 센터장은 “남아 있는 생식세포 수를 반영하는 지표를 ‘난소 예비력’이라고 하는데 난소 예비력이 저하되기 전에 건강한 생식세포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난자 냉동”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임신을 위해 채취해 냉동하는 난자 수는 연령별로 다른데 35세 미만은 10~15개, 35~37세는 15~20개, 38~40세는 25~30개, 41세 이상은 30개 이상의 난자가 있어야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난자 냉동을 고민한다면 40세 이전에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난자 수가 적어지고 난자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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