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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가 심할수록 치매 부르는 '무증상 뇌경색' 발병 위험

입력
2022.10.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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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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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지수가 높으면 증상이 없는 ‘열공성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기웅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ㆍ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06∼2013년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3,170명(평균 나이 56.5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열공성(무증상) 뇌경색은 뇌 속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이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는 무증상 병변이지만,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ㆍ치매ㆍ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ㆍ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혈액검사에서 확인된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대비 중성지방 비율로 동맥경화 지수를 산출하고, MRI 분석을 통해 뇌 백질 변성과 무증상 뇌경색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동맥경화 지수가 평균 수치(0.29) 이상으로 높아지면 무증상 뇌경색이 발병할 위험이 1.72배로 상승했다.

또 동맥경화 지수가 높아질수록 ‘뇌 백질 변성(WMH)’의 유의한 증가도 관찰됐다. 뇌 백질은 MRI 영상에서 뇌 중심부 옆으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을 말하는데, 이 백질에 퍼져 있는 작은 혈관이 손상된 생태를 뇌 백질 변성이라고 한다. 변성이 클수록 치매와 뇌졸중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본다.

남기웅 교수는 “동맥경화 지수가 높다는 것은 혈액 내 지질이 비정상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것으로, 기존에 잘 알려진 ‘나쁜’ LDL 콜레스테롤 외에도 중성지방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남 교수는 “무증상 뇌경색은 뇌의 비정상적인 노화를 부를 뿐 아니라 치매나 뇌졸중으로 악화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식사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지(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 최신호에 발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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