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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기도 데이터센터 소방점검 해 보니 41%가 '불량'

입력
2022.10.19 00: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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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먹통' SK C&C는 특별조사 전무

소방당국과 경찰 관계자들이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건물에서 현장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소방당국과 경찰 관계자들이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건물에서 현장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금융결제원 데이터센터는 2018년 10월 ‘소방특별조사’ 결과 불량 판정을 받았다. 직원식당 주방 가스배관 고정 풀림, 가스누출제어기 작동 이상 등 지적 사항이 8개나 나왔다. 2021년 6월 다시 조사를 받았으나 이번에도 세 가지 지적을 받아 역시 불량 판정이 내려졌다.

‘카카오 먹통 사태’는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비롯됐다. 아직 수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이상 등 미흡한 화재 대비가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도엔 이런 국내 데이터센터 146곳 중 30곳(20.5%)이 있는데, 상당수가 사전 점검 등 화재 예방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도내 데이터센터 소방안전점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4차례 소방특별조사가 실시됐다. 이 가운데 불량 판정을 받은 사례가 14건(41%)에 달했다. 소방특별조사는 화재 등 재난 발생 우려가 있을 때 소방청장, 소방본부장, 소방서장 등이 소방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실시한다. 점검 결과에 따라 입건, 과태료, 조치명령 등 처분을 받게 되고, 소방법 외 다른 법령 위반 사항이 있을 땐 기관통보 조치한다.

불량 판정이 내려진 센터는 대개 △소화전 앞 적치물 존재 △위험표지판 미부착 △유도등 점등불량 등의 사유로 조치명령 처분됐다. 하지만 △옥상층 흡연실 임의 증축 △배기관 내 가연물 존재 등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KDB산업은행 하남IT센터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때 소방시설 관리사가 참여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야기한 SK C&C 데이터센터는 소방특별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2018년 제천ㆍ밀양화재를 계기로 그해 7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다중이용시설 55만4,000여 개 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화재안전특별조사’만 받았다. 당시 조사 결과 별다른 불량 내역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통상 소방특별조사는 건물 노후화 등 화재 우려가 큰 곳에 실시된 탓에 2014년 완공된 신축 센터 건물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 의원은 “데이터센터 화재는 국민의 일상생활 마비로 이어지는 만큼, 화재예방안전진단 대상 특별관리시설물로 지정하는 등의 별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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