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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암 환자 2명 중 1명이 앓는 림프부종, 암 수술과 동시에 예방

입력
2022.10.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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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팔다리’로 불리는 림프부종 환자가 국내에서만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끼리 팔다리’로 불리는 림프부종 환자가 국내에서만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은 난소암ㆍ자궁암 등 부인암 수술 후 2명 중 1명에게 발생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최근 국내 의료팀이 부인암 수술 시 림프부종을 예방하는 수술을 동시에 진행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부인암 수술 후 중증 림프부종이 예상되는 환자들에게 부인암 수술 시 중증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한 림프절ㆍ정맥문합술(정맥연결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스템을 최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난소암ㆍ자궁내막암ㆍ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이 많이 진행된 환자의 경우 암을 완벽히 제거하고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암과 함께 주변 골반 림프절까지 절제한다.

이러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몸속 림프액이 흐르는 통로가 절단돼 림프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림프부종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암이 성공적으로 치료되더라도 다리에 중증 림프부종이 생기면 걸을 때마다 심한 통증이 있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고 염증도 자주 생겨 삶의 질이 심각히 낮아진다. 이 때문에 최대한 미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예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중증 림프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암종과 림프절을 절제한 다음, 전 세계적으로 고난도 술기를 인정받은 홍준표ㆍ서현석ㆍ박창식 성형외과 교수팀이 바로 이어서 끊어진 림프절을 정맥에 이어 림프액이 원활히 순환하는 통로를 만드는 림프절ㆍ정맥문합술을 시행한다.

기존에는 림프부종이 생기면 압박 스타킹 착용 같은 물리 치료로 조절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거대해진 부종 부위를 지방 흡입하거나 림프절ㆍ정맥문합술 등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중증 림프부종의 경우 수술해도 환자 절반 정도는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부인암을 치료하며 동시에 중증 림프부종까지 예방하는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부인암 환자가 수술 후 최대한 전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등 환자 삶의 질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환자들이 치료 후 얼마만큼 예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며 “부인암 수술과 림프부종 예방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와 치료법 개선을 지속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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