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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의 통일 영도 강화"... 시진핑 황제 대관식 막 올랐다

입력
2022.10.16 21:30
수정
2022.10.16 23: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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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 '업무보고'에 담은 장기집권 청사진
'공동부유' 통한 경제 양극화 해소 천명
"냉전적 사유 반대"... 미국 패권주의 견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개막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앙의 집중적 통일 영도(領導·앞서서 이끌고 지도함)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체제 시대가 저물고 시 주석 1인 통치 시대가 도래했음을 천명한 것이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론(다 함께 잘살자는 기조의 경제 정책)'을 4차례 거론하며 양적 성장보다 분배에 방점을 두는 경제 노선의 본격 시행을 예고했다. "21세기 중엽까지 중국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재차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중국특색사회주의' 28번 언급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5년 만에 열리는 당대회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렸다. 시 주석이 인민대회당에 들어서자 각계각층에서 선발된 2,296명의 대의원은 기립 박수를 쳤다. 연단에 오른 시 주석은 지난 5년간 공산당이 이룬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제시하는 업무보고를 낭독했다. 예년보다 짧은 66쪽 분량의 업무보고를 읽는 데 1시간 44분이 걸렸다.

시 주석은 "당의 전면적인 영도를 강화하고, 당 중앙집중식 통일 영도를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모든 인민이 기본적인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 건설 추진에 전력을 다했고,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하고 고품질 발전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중국 공산당의 영도이고, 가장 큰 우월성도 중국 공산당의 영도"라면서 "당 중앙의 집권적 통일 영도를 견지하는 것은 최고의 정치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6년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회의(6중전회)에서 시 주석에게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당 중앙 집권적 통일 영도'를 최고의 원칙으로 내세운 것은 공산당 권력 체계가 시 주석 1인을 중심으로 재편됐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시진핑 사상'으로 통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가 28차례나 언급됐다.

이에 따라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의 정치적 지위를 격상하기 위한 주요 결정들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당장(黨章·당헌)을 개정해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이라는 표현을 '시진핑 사상'으로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당 핵심 지위를 명확히 하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과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라는 표현도 당장에 새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만 문제는 중국인의 일"...대미 견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 주석은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기반 마련' 이후 '21세기 중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중국몽 실현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는 "앞으로 5년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적 건설을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으로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 실현"을 제시했다. "공동부유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장기적인 역사적 과정"이라고 설명한 시 주석은 "양극 분화(사회·경제적 양극화)를 결연히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모든 냉전적 사유와 다른 나라의 내정에 대한 간섭, 이중 잣대, 패권주의를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패권주의 압박에 맞서 강경 외교 노선을 이어가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또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라고 말해 중국·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날카로운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전략상의 요구를 지향점 삼아 원천적·선도적 과학기술의 난관을 돌파하는 데 역량을 결집하며, 관건적 핵심기술 공방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이번 당대회는 이달 22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다. 폐막 다음 날인 23일 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 예상)과 정치국 위원(25명)이 선출되면서 새 지도부 면면이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국가주석, 당 총서기, 당·국가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맡고 있는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면, 마오쩌둥 사후 15년 이상 집권하는 첫 번째 지도자가 탄생하게 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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