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스토킹 신변보호' 느는데... 스마트워치 지급 절반도 안 돼

입력
2022.10.17 00: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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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 3년 새 두 배 넘게 '폭증'
스마트워치 지급률 40% 겨우 넘겨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달 21일 대전 중부경찰서를 찾아 스마트워치 작동 및 즉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달 21일 대전 중부경찰서를 찾아 스마트워치 작동 및 즉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인구 1,300만 명의 최대 광역자치단체 경기도에서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가 증가해 매년 신변보호 요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마트워치’ 지급은 절반도 안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스마트워치는 응급 버튼을 누르면 위치 전송과 112 신고가 동시에 이뤄지는 손목시계 형태의 전자기기다.

16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기남부ㆍ북부경찰청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건수는 총 1만9,450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2,535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5,893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역시 8월까지 4,001건 처리됐다.

올해 기준 범죄 유형별로 보면, 성폭력(871건ㆍ21.8%) 스토킹(848건ㆍ21.2%) 가정폭력(702건ㆍ17.5%) 데이트폭력(464건ㆍ11.6%) 순으로 조사됐다. 부부ㆍ연인 등의 친밀한 사이에서 발생하고, 단순 범죄가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관계폭력’ 범죄에서 여성들이 신변보호 요청을 많이 한 것이다. 경찰은 보호 요청을 받으면 위협 정도를 판단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거나 안전 숙소 등을 제공한다.

스마트워치 지급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스마트워치 지급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문제는 스마트워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신변보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경기남부ㆍ북부경찰청의 스마트워치 지급건수는 8,695건으로, 전체 신변보호 건수(1만9,450건)의 44.7%에 그쳤다. 스마트워치 지급률은 2018년 50.7%를 기록한 이후 줄곧 40%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두 지방경찰청이 보유한 스마트워치는 774개(8월 기준)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위치 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고, 위험 수준이 낮아 스마트워치 지급이 불필요한 신변보호 사건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적극적 신변보호가 스토킹 범죄를 막는 최선책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스마트워치 재고를 늘리고 지급률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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