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엔화 가치...일본은행 "그래도 긴축 안 해"

입력
2022.10.14 14:42
수정
2022.10.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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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달러당 147.66엔에 거래
미 긴축 강화 예상에 엔저 현상 더 심해져
일본 정부 시장 재개입 여부에 관심

14일 도쿄의 한 전광판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7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시세는 147엔대 후반을 기록,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14일 도쿄의 한 전광판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7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시세는 147엔대 후반을 기록,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7엔대 후반을 기록하며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일본 정부가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을 또 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본은행 총재는 기존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일시적으로 147.66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1990년 8월 이래 약 32년 만에 가장 낮아진 것이다. 예상을 웃도는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국의 긴축 기조를 더 재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유럽 각국 중앙은행과 한국은행 등과 상반된 행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경제·물가에 대해 가장 적절한 금융 정책과 금리를 생각하면 지금 (금리를) 인상할 필요도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쏠리고 있다. 구로다 총재와 같은 회의에 참석 중인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은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달러당 엔화가 145엔대를 넘어서자 24년 만에 처음으로 엔화를 매수하며 시장 개입에 나섰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 엔화는 140엔대까지 떨어졌으나 다음날 바로 144엔대로 올라가, '정부 개입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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