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2004년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 감독의 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가 개봉되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류 흐름이 바뀌면서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어나 빙하로 뒤덮이게 된 북반구로부터 사람들이 남쪽으로 도망간다는 스토리다. 매우 인상적이어서 필자도 일부 장면들이 기억난다.
먼 미래의 일로 상상한 영화 내용이 현실이 되기 시작한 것 같다. 200여 가구가 살던 인도네시아 스모넷 마을은 매년 10m씩 해안선이 밀려들어와 모두 이사 가고 1가구만 남아 있다. 이 집에는 만조때마다 거실까지 바닷물이 들어찬다. 2021년 12월 공개된 미국 해양대기청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섬나라 투발루나 몰디브 등이 사라질 것이며 상해, 뉴욕, 서울, 자카르타 등 세계 전역에서 바닷물로 잠기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 이전 법안을 2019년에 통과시켰다.
우리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면서, 먹고 자고 쓰고 버리는 생활을 하는 동안 지구온난화가 스멀스멀 심해지고 있다. 우리 자손들에게 큰 재앙이 되고 더 이상 우리 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은 명확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투발루 외무장관은 밀려든 바닷물에 하반신이 잠긴 채 연설하는 영상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보여주며, 기후변화 위기에 전 세계의 신속한 공동대처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시위(?)를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광화문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정부에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3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5분여 동안 길바닥에 누워 죽은 듯이 꼼짝하지 않는 침묵시위 퍼포먼스를 했다. 일반 시민들도 기후재난의 위기를 피부로 실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에 공동대처한다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을 맺어 국제 공조체제를 만들었고,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CSM: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을 도입하여 크고 작은 친환경 경영을 현장에 적용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이유는 기업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치 논리로 움직이는 각국 정부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인드가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효성 높은 지속가능경영이 이루어지려면 기업경영활동, 소비자의 생활습관, 리사이클링 사회시스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조체제, 학교, 종교단체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 및 역량을 모을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업-협력사-고객-시민-정부-지역사회 등이 모두 공동숙제로 실천하는 환경친화적인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때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발전이 작동할 수 있다. 살기 좋은 지구 만들기는 우리 인류가 함께 환경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 나가는 협력과정이다. 물론 기업들은 솔선수범하여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도 높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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