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문재인 케어' 공방…정부는 건보 개혁 논의 나 몰라라

입력
2022.10.13 16:58
수정
2022.10.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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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자 심각" vs "문케어 폐지 어불성설"
조규홍 "11월 초 건보 개혁안 발표" 약속에도
정작 개혁추진단 종합 회의 한 번도 안 해
강도태 이사장, 연이은 비위에 "국민께 사과"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강원 원주시 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강원 원주시 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케어가 건보 재정 적자를 초래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몰아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저소득층 의료 혜택이 늘어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케어 폐지' 기조는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이런 와중에 건보 재정을 해치는 지출구조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두 달 넘게 관련 회의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강원 원주시 건보공단 본부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케어로 건보 지출은 2017년 57조 원에서 지난해 77조6,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2조8,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보험료는 매년 2.9%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뇌 자기공명촬영(MRI)이나 복부 초음파를 받기 어려웠던 소득 1, 2분위 경제적 취약계층의 진료 횟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일부 과잉 진료가 있을 수 있지만 전 국민이 혜택을 보는 만큼 부작용은 사후 관리해야 할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조기치료 시점을 놓쳐 중증질환이 되면 진료 비용이 커져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이라고 강조했다.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은 여야 의원의 질의에 조정은 필요하나 보장성 확대란 문재인 케어의 정책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보다 필수의료에 대한 건보 보장성은 낮은 편"이라며 "분야는 다르더라도 보장성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46억 횡령에 몰카 사건까지…공단 도덕적 해이 질타

강도태(뒷모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강원 원주시 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이사장 옆 모니터에는 최근 드러난 '건보공단 직원 46억 원 횡령' 관련 자료가 게시돼 있다. 원주=연합뉴스

강도태(뒷모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강원 원주시 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이사장 옆 모니터에는 최근 드러난 '건보공단 직원 46억 원 횡령' 관련 자료가 게시돼 있다. 원주=연합뉴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케어로 인한 과도한 지출을 개혁하겠다고 한 정부의 두 달 전 공언과 달리 관련 회의가 열리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 8월 23일 '건보재정개혁추진단' 발족 이후 세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취재진에게 "11월 초에는 건보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신 의원은 "졸속 개혁을 할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국감에서는 건보공단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공단에서는 지난달 팀장급 직원 A씨가 46억 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했고, 이달 초 직장 내 여성 체력단련실에서 간부급 직원이 여직원을 불법촬영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은 "공단이 운영하는 보험료만 100조 원인데 도덕적 해이가 어디까지인지 참담하다"며 "횡령 사건은 피의자가 시스템의 허점을 알고 있었기에 허술한 시스템도 범행에 한몫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이사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고 (비리는) 엄중히 처벌하겠다"며 "업무 전반을 철저히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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