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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중간착취 없다"던 국세청, 뒤늦게 위탁업체에 21억원 손배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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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재산세 상담 등을 담당하던 국세상담센터(원청)의 민간위탁업체가 상담사 근무 인원을 원청과의 계약 조건보다 적게 고용하는 방식으로 20억 원이 넘는 인건비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 직원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전화 상담을 받는 국민들은 상담 통화대기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일보가 국세 상담 위탁업체의 이런 인건비 중간착취 의혹을 제기(▶클릭이 되지 않으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93016130003079로 검색)했을 때, 국세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자료까지 내면서 반박했지만 이후 자체 점검에서 실태를 확인하고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다.
17일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의 '홈택스상담 용역대금 과다청구 사건 진행상황' 확인 결과, 2017년부터 5년간 국세청 콜센터를 운영하는 A민간위탁업체에서 인건비 부풀리기로 20억4,000만 원의 대금을 더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조달청에 이를 불공정 조달행위로 신고하고, 올해 6월 A업체에 불법행위·계약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21억 원에 달한다.
A업체의 인건비 중간착취 의혹은 지난해 제기됐다. A업체는 60명의 상담사와 관리자를 채용해 현금영수증·재산세 상담을 담당하는 ‘홈택스 1팀’을 운영하기로 국세청 국세상담센터와 민간위탁 계약을 했으나, 실제 근무인원은 45명 안팎이었다.
이 업체는 국세상담센터에서 실시하도록 한 보안교육 출석부에 퇴사자, 육아휴직자의 이름을 넣거나 허위 서명으로 교육 인원을 부풀리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A업체의 상담 노동자로부터 제보를 받아 그 내용을 한국일보에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한국일보 보도 이후 국세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위탁업체의 근무 인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인력 수급 등을 감안해 계약 인원과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은 매년 말 용역비를 정산하며, 지난해까지는 계약조건과 부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점검 결과, 2017년부터 매년 계약상 허용 결원비율(5%)을 초과했음에도 투입 인원을 당초 계약인원으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당시 사실 확인을 미숙하게 했던 것 같다"며 "대응을 제대로 못 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도 설명자료까지 내면서 해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국세청은 정작 소송 소식은 쉬쉬했다. 당사자인 국세청 콜센터 노조 역시 보도 전까지는 소송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국세청콜센터지회는 "노조는 명확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국민신문고, 국세상담센터에도 제보했으나 '잘못 알고 있다' '매월 인원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 이어 "2021년 국정감사에서 부인으로 일관하다 사후 점검으로 대응하는 것은 명백히 상담사와 국회, 국민을 농락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A업체로부터 미환수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데다, 용역대금 과다청구 사태로 소송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세금 집행기관이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재정을 우습게 알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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