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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거리 두는데...'전술핵 재배치' 애드벌룬 띄운 여권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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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차 핵실험 위협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도 전술핵 재배치로 대북 억제력을 높여야 한다는 여권 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다양한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며 다양한 대북 억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술핵은 전략핵(산업시설, 항만, 도로 등 전쟁수행 능력 자체를 파괴하는 용도)보다 위력은 작지만, 전쟁이 벌어지는 전투현장에서 사용되는 핵무기로 강력한 대북 억제 수단이다. 1950년대 소련 견제 차원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에 전술핵 무기를 배치했지만,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에 따라 1991년 9월 철수됐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날 뿐더러, 실효성 있는 안보 대안으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당장 핵을 줘야 할 미국의 태도부터 소극적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시각)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우리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라며 논의 자체에 거리를 뒀다.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위적 차원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미국이 반대하는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논의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남한의 전술핵 재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부를 수 있고, 일본과 대만 등 동북아 핵 도미노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미국 입장에서도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술핵 재배치 애드벌룬을 열심히 띄우는 여권 내 속내는 뭘까.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다각도 포석'이라 분석했다. 먼저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강하게 제기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다른 확장 억제력 무기를 반대급부로 보장받겠다는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것. 또 "우리도 핵주권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경고성 최후통첩을 날리려는 의도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핵무장 시도 역사는 박정희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의 닉슨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통보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안보 자강론' 차원에서 자체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지만, 미국의 반발로 끝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되면서 남한 핵무장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7년 19대 대선에선 홍준표, 유승민 대선후보가 강력한 대북 압박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치 현안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전술핵 재배치의 원조 격인 두 사람은 이번 논의 과정에선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거듭되면서 핵무장에 찬성하는 여론도 높아졌다.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에서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60%가 찬성 의견을, 35%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
정부에선 대내외 반발을 고려해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 방침을 고수하되,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검토할 수 있는 절충적 선택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은 미국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전단을 영해 인근 공해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 역시 '실질적 핵공유'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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