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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쩍 안 돼" 이재명 한마디에... 野, 양곡관리법 단독 처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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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쩍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후 이같이 발언했다고 한다. 공개된 회의에서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농민단체들의 정책 제언을 들은 직후다. 이 대표는 "양곡관리법 개정은 쌀 수확기라는 시의성 있는 사안"이라며 "민주당이 민생 현안만큼은 제대로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발언 후 양곡관리법 처리는 급물살을 탔다.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에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통과시켰다.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농해수위 관계자들은 "개정안을 바로 의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대표 발언이 전해진 뒤 반나절도 안 돼 '강행 처리'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이 대표는 평소에도 '필요할 경우 국회에서 169석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입장을 보이자, "민생에 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민생'과 '성과'라는 명분으로 입법 독주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대표가 양곡관리법에 대한 강행 처리를 요청한 배경에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했던 한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이 대표의 뜻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여당과 타협할 내용도 아니고, 안건조정위에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실제 민생 관련 입법을 빠르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단독 처리는 '이재명식 입법'의 서막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양곡관리법을 비롯해 △기초연금확대법 △노란봉투법 △출산보육수당 및 아동수당 확대법 △납품단가연동제 △장애인국가책임제 △가계부채 3법 등을 '7대 민생입법 과제'로 선정, 정기국회 내에 추진을 약속했다.
당 안팎에선 다음 민생과제는 납품단가연동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통 분담의 제도화로 위기 극복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여당의 조건 없는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앞으로 민생입법에 한해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처럼 힘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한 번 시작하면 성과를 내자는 것이 이 대표의 스타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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