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결국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또 한번의 ‘빅스텝’을 12일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현행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빅스텝은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지 불과 석 달 만이며, 4ㆍ5ㆍ7ㆍ8월에 이은 금통위 5연속 금리인상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금리정상화’ 직전인 지난해 7월 0.5%에서 1년 2개월 만에 6배나 오른 셈이 됐다. 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초유의 ‘징검다리’ 빅스텝까지 단행한 건 그만큼 다급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단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세 번째로 단행해 기준금리가 3.25%(상단)까지 치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0.75%포인트 높게 역전된 부담이 컸다. 그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은 즉각 급등세를 타며 1,400원대 중반을 향해 치닫게 됐고, 증시 등 금융 불안정성이 증폭됐다.
특히 한은이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에 그치고, 미 연준이 11월 또다시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 양국 금리차는 최대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경우, 환율 추가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오름세와 미국 금리 추가 인상 등을 언급하며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을 비치기도 했다.
지금은 내수와 수출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며 경상적자가 커지는 불황 속에 금리마저 뛰다 보니, 수요 위축이 경기침체 가속화를 불러 본격 스태그플레이션 진입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급등에 따라 시중 대출(신용)금리는 이미 7%까지 치솟아 가계부채 위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과감한 외과수술처럼 진행되는 금리인상인 만큼, 부수적 피해나 돌발 위기에 대한 철저한 정책적 대응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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