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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여가부 폐지 반대" 공식화... 대여 전면전까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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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과 관련해 "오히려 확대 개편이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다만 지도부 차원에서 정부와의 전면전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지난 대선처럼 '젠더 갈라치기' 논쟁으로 번질 경우 당이 주력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및 외교안보 무능을 겨냥한 공세가 묻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성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독립 부서를 두는 것은 유엔 차원의 권고이고 세계적 추세인데, 그와 정반대로 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문화, 청소년 정책, 20대 문제 등 구조적 문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여가부를) 확대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가부 폐지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당론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대선 때부터 그 입장이었고 변화된 바는 없다"며 "정책위의장이 공식적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정부의 조직 개편 시기도 문제 삼았다. 그는 "경제와 민생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안보 상황도 엄중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안 제시 등의 구체적인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지도부는 공개 석상에서 '우려' 정도의 의견 표명만 있을 뿐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공개 석상이 아니라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 폐지 반대 방침을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 의장도 이날 "공론화 과정에서 기능을 확대시킬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정도의 발언만 했다. 그간 쟁점 법안과 관련해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반대 당론을 채택해온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민주당이 속도 조절에 나선 배경에는 정부가 '여가부 폐지' 추진을 정쟁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은 여가부 폐지 공약 등을 전면에 내세워 젠더 갈등을 촉발시키며 20대 남성의 지지를 결집시켰다. 대여 공세 전선이 민생에서 외교안보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여가부 폐지 추진이 젠더 갈등으로 번질 경우 모든 현안을 빨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가부 폐지를 위해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하는데, 과반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여권이 강행할 도리는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생이나 외교안보가 시급한데, 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정부조직법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갈등을 부추기려는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따져 시급한 것을 먼저 논의하고 천천히 해도 된다"고 했다. 김 의장도 '지금 상황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정쟁화하고 당력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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