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운영 개선 명령 국토부… 5년 전엔 '우수 성과'

입력
2022.10.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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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연구개발 우수 성과로 소개
2016년엔 국토부 장관 표창도 받아
이용 저조하고 중정비 지연돼 휴업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국토교통부가 최근 운영방식 개선을 명령한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5년 전에는 국토부 연구개발(R&D) 우수 성과로 선정되고 장관 표창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 국토교통 R&D 우수 성과 25선'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월 개통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핵심 기술 자립화 코어(핵심) R&D' 분야 7개 사업 중 하나로 소개됐다.

국토부는 당시 개통 1년이 지난 자기부상열차에 대해 △100% 자체 기술과 98% 국산화 제품 사용 △저렴한 건설비·운영비로 해외 경쟁에서 유리 △자기부상열차 성공적 운영 △일본보다 우수한 환경성 △2020년 대한민국을 이끌 100대 기술 등으로 평가했다.

국토부는 "차량·선로·운영 기술을 함께 갖춰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하고, 도시철도를 필요로 하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해외 국가로부터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국토부 장관 표창을 받고, 20대 철도 기술로 선정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위상은 5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7일 산하 공공기관 혁신 방안 마련 추진 상황을 발표하면서 인천공항공사에 자기부상열차 운영 방식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우수 성과에서 개혁 대상으로 추락한 것이다. 국토부는 "2019년 예측 수요는 일평균 3만6,000명이었으나 실제 이용객은 4,000명으로 11% 수준에 불과했다"며 "운영 방식을 개선하라"고 했다.

허종식 의원은 "국가 R&D 사업으로 혈세 3,150억 원이 투입돼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됐지만, 후속 연구가 중단됐고 부품 공급업체가 도산해 수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R&D 우수 성과'란 자화자찬이 5년 만에 무색해진 만큼 국토부는 R&D 선정 평가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6개 역사에 6.1㎞ 길이의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5분 간격으로 하루 103회 무료 운행했다. 그러나 2020년 2월부터 출·퇴근 시간대만 운영하면서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19년 4,012명에서 32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7월부터는 전동차 중정비 검사 지연을 이유로 휴업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운영·유지·보수에 연평균 80억 원이 드는 자기부상열차를 도시철도법 적용을 받는 대중교통 시설에서 궤도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관광열차와 케이블카 등 궤도 시설은 도시철도에 비해 안전이나 운행 규제를 덜 받고 관제사 등 전문 인력이 필요 없어 비용이 적게 든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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