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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경상수지 적자, "강력한 위기 경고음... 총체적 대응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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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가 한 달 사이 3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가뜩이나 빨간불이 켜진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 여건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경제 기초체력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에 신음하는 상황에서 대외 의존도가 유독 높은 우리 경제의 허약한 체질이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한다.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 적자로 4월 이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해외 배당이 몰리는 계절적 특성이 작용하는 4월을 제외하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에서 번 돈보다 나간 돈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크게 증가한 반면,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은 둔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통관수입 기준 원자재 수입은 1년 전보다 36.1% 급증해 전체 수입액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5.4% 감소한 여파를 반영해 1년 전보다 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중심으로 대내외 환경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꺾이면서 수출은 먹구름인데, 원유와 석유제품 등 에너지 수입액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이미 올 들어 9월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 규모만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
설상가상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최근 진정세를 보인 유가가 겨울철과 맞물려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커진 게 대표적이다. 무역전선에 심각한 빨간불이 들어오면 가뜩이나 곤두박질친 원화 가치가 더 추락할 수도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오른 1,412원에 마감했다.
한국은행도 "높은 수준의 에너지 수입이 이어지고 있는 건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경상수지가 글로벌 에너지시장 움직임에 크게 취약한 만큼, 우리 경제 에너지 수급 구조의 근본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만큼 현 상황을 우리 경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음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월 무역적자(-37억7,000만 달러)가 전월보다 크게 축소되면서 9월 경상수지도 재차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지만, 대외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경제의 강력한 경고음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가뜩이나 고환율과 고물가 등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총체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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