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사장 사퇴에 야당 의원들 "국토부 장관이 압박"

도공, 휴게소 개선안 내년까지 발표

김일환 한국도로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도공) 사장의 사임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 정부 임명 인사가 사퇴하도록 압박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일환 도공 사장 직무대행에게 "음식값 논란을 빌미로 감사를 하자 (김 전 사장이)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잘된 거라고 생각하냐"며 "국토부 장관이 형식적 절차(감사)를 걸쳐 사퇴 압력을 넣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달 23일 국토부 장관이 감사를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임기 6개월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국토부가 전국 고속도로휴게소 음식값을 10% 내릴 것을 제안했지만 도공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반대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원 장관은 "도로공사 측에서 이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혁에 저항하려는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갖게 됐다"며 도공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 역시 "전 정부가 임명한 사장을 내보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방식에 회의감이 든다"며 "휴게소 음식값 못 내린 현실이 혁신에 대한 저항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진숙 사장에게도 실망했다"며 "부당한 요구에는 정확히 대응해야 식구(도로공사 직원)들이 사는데 말도 안 되게 무력하게 나갔다"고 비판했다.

도공은 내년까지 휴게소 운영 혁신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휴게소 음식값이 높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고, 도공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에도 이윤이 돌아가는데 자체적으로라도 개선 방안을 내야 한다"고 따지자 김 사장 직무대행은 "휴게소 운영 혁신 방안을 연구과제로 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