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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대만 군사개입' 발언은 실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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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대만(臺灣) 관련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진심'인지 아니면 최근 또 구설에 오른 그의 정신건강 이상설과 연관이 있는가 하는 논란도 여전하다.
바이든은 최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 시 '미군'이 직접 투입될 것이냐라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대만 유사시 미국이 개입할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이든의 발언 중 '미군' 개입을 직접 언급한, 수위가 가장 높은 점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백악관은 '미국의 중국 정책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백악관이 매번 부인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써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태 열흘 후 바이든이 한 행사에서 이미 숨진 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찾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그의 '치매설'이 다시 불거지는 바람에 바이든의 대만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은 허공에 악수하거나, 이름을 까먹는 모습을 보이는 등 '치매설'을 끊임없이 달고 다닌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워싱턴 조야 인사들은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문제에 대해서 '고도의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라 본다. 특히 '치매설'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친다. 바이든은 1979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일원으로서 '대만관계법'을 통과시켰고 지금까지 40여 년간 '양안'(중국-대만) 문제를 다뤄왔다. "바이든은 대만 문제에 대해선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워싱턴의 한 인사는 선을 그었다.
현재 대만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미국의 가장 큰 외교적 사안이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데탕트 시기 설정된 미국의 대만정책('전략적 모호성')이 작금의 국민정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런 시각은 '민주국가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식이 강한 미국사회에서 정책과 현실 사이에 괴리를 형성한다. 바이든의 '실언'은 이에 대한 해법인 셈이다.
과연 대다수의 미국인은 대만 위기 시 미국이 대만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1년 시카고카운슬 조사에서 처음으로 미국인들 중 절반 이상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다른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분의 2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는 것에 찬성했다.
바이든의 발언은 바로 이러한 미국 유권자 의중과의 교감을 반영한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무리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번 바이든의 발언 후 백악관이 그의 발언을 부인하는 '드라마'가 반복해서 연출되고 있다.
미국이 과연 대만을 구하러 올지는 가정적 질문이 되겠지만, 확실한 것은 전략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대만을 방기한다는 것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추구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좌초를 의미하게 된다. 동맹들은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와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있는 미국이 유사시 대만해협에서 실제로 어떻게 나올 지는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셈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다.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조약의 지역적 범위를 '태평양 지역(the Pacific area)'이라 명시하고 있다. 한국도 가정적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 작업을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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