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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침묵 끝에 입 연 北… '말폭탄·핵실험' 시점 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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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무더기 탄도미사일 도발' 12일째인 6일 마침내 입을 열었다. 외무성 보도문 형식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을 담았다. 최근 6개월간 이어졌던 침묵 기조가 바뀌는 것인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발표한 보도문을 통해 "미국과 일부 추종 국가들이 한미 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조치를 안보리에 끌고 간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5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도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여섯 번째 도발을 감행한 이날 드디어 입장을 공개한 셈이다.
이번 발표는 최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국 주도로 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가 소집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 크다. 외무성 보도문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주유엔대표부 보도문 등과 함께 북한이 안보리 회의 소집 및 대북 제재 결의에 반발할 때 주로 활용하는 통로다. 또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일주일 만에 한반도로 돌아온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대한 경고 의미도 있다.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4월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이뤄졌다고 공개한 뒤로 지금까지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8월 담화에서 순항미사일 발사 장소가 남측 합동참모본부 추정과 다르다고 빈정거린 정도가 유일한 관련 언급이었다. 이날도 미사일 발사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발사 의도를 특정한 만큼 기조 변화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2017년 6차 핵실험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군 당국자 입에서 숱한 위협 발언이 나왔던 상황이 데자뷔처럼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말폭탄 수준으로 직행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외무성 보도문은 북한 당국의 입장 표명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괌 포위사격" "남반부 평정" 등을 위협한 2017년에 비하면 최근까지 한미를 직접 겨냥한 구체적 언급도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안보리가 유야무야 된 만큼 비례해서 대응한 것"이라며 "과거 대미 협상 기대가 있을 땐 떠들썩하게 항변한 반면 지금은 군사적, 외교적 움직임에 행동으로 맞대응하는 건조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위협 고조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당장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한미일 연합훈련, 대북 제재 등에 반대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유지되고 있어서 북한 입장에선 유리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한미일 연합훈련, 미국 B-1B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구실 삼아 언제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물론 핵실험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래 (한미 대응이) 이 정도 수준이면 북한의 아주 강한 담화가 나오는 것이 맞다. 상황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며 "핵실험 전엔 강경한 공식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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