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동해 유턴'에, 北 이틀 만에 미사일 도발... NSC "더 강력한 대응 직면"

미사일 사거리는 각각 350㎞, 800㎞
각기 다른 종류 미사일 쐈을 가능성

북한이 2017년 5월 14일 당시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발사했다. 최근 2주 사이 여섯 번째 미사일 도발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한반도를 떠났던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해로 뱃머리를 돌린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레이건호를 필두로 이날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분부터 6시 23분까지 북한이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50여㎞, 고도는 80여㎞, 속도는 마하 5로, 두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는 800여㎞, 고도는 60여㎞, 속도는 마하 6 이하로 각각 탐지됐다.

미사일의 사거리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을 두고 '각기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두 번째로 발사한 미사일이 변칙기동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미사일 도발 이후 침묵을 이어가던 북한도 반응을 보였다. 이날 미사일을 쏘기 직전인 오전 4시 37분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조선반도 수역에 항공모함 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4일 화성-12형 도발이 미 항모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일 연합훈련에 따른 반발임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 NSC 상임위 개최

한편,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한 뒤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도발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감행된 점에 주목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로널드 레이건호의 동해 재전개 사례를 들어 "북한의 도발은 더욱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고 북한의 국지도발을 포함한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

긴급 NSC 상임위에는 김 실장 외에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기웅 통일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