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북한 대응 사격이 우리 머리 위에"…현무 미사일 사고 맹공

입력
2022.10.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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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군, 은폐하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
권성동 "재난문자 없이 엠바고, 무책임한 처사"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국방위 간사 등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해 공무원 사건 관련 논평 및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를 규탄하는 한편 우리 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국방위 간사 등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해 공무원 사건 관련 논평 및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를 규탄하는 한편 우리 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군이 발사한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고를 놓고 “윤석열 정부의 안보 공백을 보여줬다”며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중거리미사일에 대응하는 사격이었는데 우리 국민 머리 위에 떨어진 것”이라며 “완벽한 작전 실패”라고 맹공을 폈다.

이들은 낙탄 사고 이후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대응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병주 의원은 “현무-2C 미사일 오발로 문제가 생겼는데도 새벽 1시에 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주변 주민들에게 공지가 잘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은 11시에 일어난 화염이 폭탄인지 전투기 추락인지 궁금해하고, 혼란스럽게 생각했다”며 “화재 당시 소방서에서 갔는데 군이 자체 대응하겠다며 이를 막았다는 제보도 있다”고 말했다.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사고에 대한 일체 언급 없이, 대응사격을 잘했다는 취지로 언론대응지침(PG)을 냈다”면서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실 안보실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번 사건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안보 공백을 낱낱이 보여줬다”며 “군이 은폐를 하려고 하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몇 시에 누가 보고했는지, 의사결정은 누가 했고 앞으로 문제 수습은 어떻게 할 것이고 책임자는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정부에 사고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이후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추가로 에이태큼스 발사 계획은 누가 결정한 것인지 등에 대해 밝힐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안보실이 어떤 결정을 했고, 윤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어떤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6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고를 속속들이 캐물을 방침이다.

여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강릉을 지역구로 둔 권성동 의원은 “재난 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 미사일은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낙탄해, 이로 인한 폭발과 섬광은 많은 강릉시민과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초래했다”며 “국민의 혈세로 운용되는 병기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고 적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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