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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려도 좋아" 마스크 없는 야외 음악 축제, 떼창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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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2년 만에 전면 해제된 첫 주말, 전국 곳곳에선 야외 음악 축제가 열렸다. 중부 지방에선 화창한 가을 날씨가 쌀쌀한 가을비로 끝났지만 공연장에선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이 자유를 만끽하며 음악을 즐겼다.
1일 강원 철원군 고석정 인근 도로는 이른 시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차량들로 혼잡을 이뤘다. 대부분은 인근 고석정 꽃밭을 찾은 관광객이었지만 늦은 오후부터 고석정 잔디광장에 마련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메인 무대로 사람들의 발길이 모여들었다. 이 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6월 이후 3년여 만에 열렸다.
록 밴드 효도앤베이스의 무대를 시작으로 문을 연 이날 공연은 해가 지면서 점차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의 RM과 협업으로 주가가 급등한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 바밍 타이거가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돋우자 관객들은 둥그렇게 공간을 비워뒀다가 일시에 뛰어들어 몸을 부딪치는 슬램을 하며 공연을 즐겼다. 국내에서 처음 공연하는 미국 인디 록 밴드 스타크롤러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예정에 없던 앙코르 무대를 펼쳤고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기타 연주를 맡기는 이색 연출로 박수를 받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노장 윤수일 밴드의 공연이었다. ‘한국의 원조 시티팝 가수’ 중 한 명으로 젊은 층에게도 인기가 높은 윤수일은 가죽 바지를 입고 기타를 연주하며 밴드 멤버들과 ‘로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름다워’ ‘토요일 밤’ ‘황홀한 고백’ ‘제2의 고향’ 등의 히트곡에 이어 ‘아파트’가 나오자 관객들은 가사 중간에 ‘으쌰라으쌰’를 외쳤고, 띠를 이뤄 기차놀이를 즐겼다. 공연장을 찾은 중장년의 철원 주민들도 젊은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발산했다. 윤수일 밴드는 평화를 노래하는 존 레넌의 명곡 ‘이매진(Imagine)’을 불러 평화 음악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지난해 하루 2,0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공연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문을 열어 마스크를 벗은 관객을 맞이했다. 여름철 못지않은 더위 속에서 시작한 첫날 공연(1일)은 남아프리카 재즈를 대표하는 은두두조 마카티니 트리오, 미국 재즈 가수 재즈미어혼에 이어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의 히트곡 퍼레이드가 큰 박수를 받았다.
뙤약볕 아래에서 시작한 행사는 이틀째를 맞아 우중 축제로 바뀌었다. 가랑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재즈 가수 에스터 라다는 “일어나서 음악을 즐기자”면서 쌀쌀한 가을 바람에 열기를 더했다. 이스라엘 재즈 연주자 살로시와 다니엘 자미르의 현란한 연주가 펼쳐진 오후 6시쯤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자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 나가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인 인도네시아 출신 열아홉 살의 재즈 신동 조이 알렉산더는 60분간 혼신의 연주를 펼친 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개천절이 낀 주말 연휴 전국에선 다양한 야외 음악 축제가 열렸다. 대구스타디움에선 박재범, 이센스 등이 참여한 대구 힙합페스티벌이 열렸고,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선 영국 밴드 바스틸과 혼네, 국내 밴드 잔나비, 부활, 아도이 등이 출연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의 떼창과 함께 했다. 서울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선 가수 이문세가 1, 2일 이틀간 ‘2022 씨어터 이문세 인 더 파크’를 열어 2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축제 현장엔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들이 적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마스크를 벗은 채 자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된 상황을 반겼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만난 관객 이준성(36)씨는 “야외 공연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마스크를 신경 쓰지 않고 공연과 피크닉을 즐길 수 있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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