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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발작 최고조 "세계 GDP 절반인 6경원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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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44조 달러가 증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 돈으로 무려 6경3,000조 원이 넘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뉴욕증시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는 등 현재진행형인 긴축 발작이 당분간 계속될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4~9월 세계 주식 및 채권 가치는 44조 달러(약 6경3,400조 원) 줄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시작으로 세계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줄을 잇자 경기가 크게 뒷걸음질 칠 거란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찍어 누른 영향이다.
이 기간 세계 주식 시가총액은 110조 원 달러에서 86조 달러로 24조 달러, 세계 채권 잔고는 20조 달러 줄었다. 이 감소폭은 지난해 기준 세계 GDP(약 96조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개월간 기록한 11조 달러의 4배에 달한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설명이다. 이 신문은 "인플레이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올여름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강도를 강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증시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뉴욕증시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500포인트(1.71%) 급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선을 내줬다. 올 들어 9개월 동안 다우지수 하락률은 2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4.8%, 나스닥은 32.4%에 달한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02년 이후 20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문제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선 세계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꺾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미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4.2%를 돌파했고, 10년물 금리도 3.8%선을 재탈환하며 시장에 금리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연준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간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 기대를 갖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지에선 "금융시장의 잔혹한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전략을 거두지 않는 한 '시장의 폭동(market riot)'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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