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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전 감동 다시 한번" 담금질 끝... 벤투호, 진군만 남았다

입력
2022.09.30 16:27
수정
2022.09.30 17: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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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차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차고 있다. 연합뉴스

4년을 기다렸던 지구촌 축제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정확히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만의 원정 16강 진출을 노린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 사상 처음으로 아랍 지역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은 현지시간으로 11월20일 막을 열어 12월18일까지 카타르 내 8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8위)은 조별리그 H조에서 우루과이(13위), 포르투갈(9위), 가나(60위)와 경쟁을 펼친다. 조별리그 경기 장소는 모두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으로 같으며 우루과이(11월24일), 가나(11월28일), 포르투갈(12월3일)과 차례로 상대한다.

태극전사들의 1차 목표는 원정 16강 진출이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 강팀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

월드컵 무대에서 16강 진출은 사실 쉽지 않은 과제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본선에 오른 한국이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 2차례가 전부다. 홈에서 열린 2002년 대회를 제외한 월드컵 무대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것은 2010년이 유일한 셈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두고 가나를 반드시 꺾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그만큼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승점을 확보하며 출발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라며 “가나전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의 평가전에서 1-0 승리 후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의 평가전에서 1-0 승리 후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호는 9월 2차례 A매치를 끝으로 사실상 옥석 가리기는 끝났다. 이젠 남은 50일 동안 힘찬 진군만이 남았다. 지난 2018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한 비판도 들었으나 꿋꿋이 자신이 추구하는 높은 점유율을 통한 빌드업 축구를 한국에 이식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중심으로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등 유럽파들을 중용하며 패스를 통한 유기적인 축구를 펼쳤다. 수비도 김민재(나폴리)를 중심으로 한 포백을 골자로 하며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호한다.

벤투 감독은 전방부터 강한 압박과 무한 스위칭을 통한 유기적인 패스 축구로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금까지 긴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가 추구했던 축구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며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향상시켜서 월드컵에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 오겠다"고 다짐했다.

벤투호의 16강 성패는 누가 뭐라 해도 공수 키플레이어인 손흥민과 김민재가 쥐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사 '올타임 넘버원'으로 거론될 만큼 대단한 공격수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23골을 기록, 득점왕에 등극하는 믿을 수 없는 이정표도 세웠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 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현재 벤투호를 향한 기대 중에는 전성기로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손흥민이 차지하는 지분이 적지 않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김민재가 공중볼 수비에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김민재가 공중볼 수비에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재는 후방에서 손흥민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선수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유럽 최고의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견고한 수비력을 발휘하는 등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민재는 수비뿐 아니라 벤투호 전체의 전술 완성도와 전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열쇠다. 스피드가 빨라 배후 공간 커버가 좋다 보니 라인을 좀 더 유연하게 올릴 수 있고, 후방 빌드업이 좋아 벤투 감독이 축구하는 '지배하는 축구'에 큰 도움이 된다.

두 선수는 9월 A매치 2연전인 코스타리카전과 카메룬전에서 각각 경기 MVP를 수상할 만큼 월드컵을 향한 예열을 마쳤다. 팬들 역시 벌써 월드컵 무대에서 '손흥민이 끌고 김민재가 미는' 최고의 투 샷을 고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11월 초 최종 26인 엔트리발표와 함께 국내파 위주로 한 차례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11월14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향한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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