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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만원 아닌 94만원' 술자리 참석자 수가 갈랐다...'라임 접대' 검사 무죄

입력
2022.09.30 20:00
수정
2022.09.30 20: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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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봉현 술자리 참석자 5명으로 판단
술자리 끝까지 있었던 인물은 검사 등 3명
3명 향응 액수 114만 원...청탁금지법 위반
법원 "술자리에 2명 더 있어"...7명으로 계산
"향응 액수 100만 원 초과 안 될 가능성" 무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옥중에서 폭로한 지 2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30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나모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나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흥업소에서 100만 원을 초과하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술값을 지불한 김 전 회장과 함께 향응을 제공한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됐지만,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2020년 10월 옥중 입장문을 통해 이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라임 수사팀이 만들어질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다"며 "그중 한 명은 실제 수사팀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결제한 유흥주점 계산서를 토대로 이 변호사와 나 검사를 함께 재판에 넘겼다. 향응 금액을 계산한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인 1인당 100만 원을 넘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향응 금액을 참석자 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당일 오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50분까지는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 그리고 나 검사를 비롯한 검사 3명 등 총 5명이 있었고, 오후 10시 50분 이후에는 김 전 회장과 나 검사, 이 변호사 3명만 남았다고 봤다. 술값으로 481만 원이 지급됐고, 오후 10시 50분 이후 55만 원(유흥업소 접객원 비용 및 밴드비용)이 추가됐다.

검찰은 오후 10시 50분 전까지 함께했던 5명에게는 1인당 96만 원, 이후 술자리를 이어간 3명에게는 1인당 18만 원을 추가했다. 술자리에 끝까지 남았던 3명이 1인당 114만 원의 향응을 받았다고 계산한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법원은 그러나 검찰의 참석자 산정 방식을 문제 삼았다. 박 판사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술자리에 참석해 끝날 때까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며 "더불어 통화기록 등을 종합하면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도 적어도 해당 술자리에 25~30분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당일 술자리에 2명 더 있었다고 본 것이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의 술자리 참석 시간과 이종필 전 부사장 등의 참가 시간 등을 고려하면 김 전 회장, 나 검사, 이 변호사 각각의 향응 액수는 93만9,167원"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향응 가액이 100만 원을 초과한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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