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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스키마(Schema)

입력
2022.10.02 20: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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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있었다. 뇌 속에 지우개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스키마'는 있다. 스키마(Schema)는 인간의 뇌에 형성되어 외부로부터 지각(知覺)되는 정보를 체계적이고 간편하게 처리하도록 돕는 구조화된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이다. 우리가 잡동사니를 볼 때, 이전에 접해본 친숙한 것에 먼저 주목하게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선험 지식과 경험들로, 새롭게 접하는 사건·대물·대인 정보들을 신속하게 판단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사람들은 개인마다 보유한 과거 경험에 갇혀 새로운 것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사람들은 (객관적인) '사실 자체'보다는 '이미 지각된 것들'을 활용해 대상을 해석하고 분류한다.

스키마로 인간들은 새로운 외부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들이 새로운 것의 본질 자체와 새로운 변화를 잘 간파하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가 바로 스키마라고 하는 과거의 트랩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과거의 통념으로 새로운 것을 부정확하게 인식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하려면 우리는 종종 자신이 판단한 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기를 의도적으로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스키마가 다양한 정보와 경험들로 풍부하게 구축되어 있으면,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보통 사람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여행을 할 때 아는 만큼 보인다' 같은 말은 선험 지식이 없으면 보지 못하고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음을 시사해 준다.

최고경영자가 의사결정을 할 때도 스키마에 의해 영향 받는다. CEO가 과거의 도그마로부터 벗어난 역발상을 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스키마를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판단이나 인식을 180도 부정하며 거꾸로 생각해 보는 역발상의 습관과 함께 많은 독서와 토론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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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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