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 대통령 책상 위에 박진 장관 해임안 올렸다

입력
2022.09.29 19:16
찬성 168명, 기권 1명, 반대 1명으로 가결
헌정사상 7번째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
與 표결 불참... 尹, 해임 건의 불수용할 듯
민주 "국민 대의기관 결정 수용해야 할 것"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갈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외교 참사' 논란의 책임을 물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의결했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헌정 사상 7번째다. 윤 대통령은 수용 거부를 시사해 여야 대치의 골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 기간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이 졸속으로 치러지는 등 성과는 없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등으로 국격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무 장관인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지난 27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민의힘의 안건 상정 반대에도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으로부터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는 국회법 조항에 따라 표결에 부쳤다. 다만 한미동맹을 고려해 표결 시간은 이날 방한했던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한국을 떠난 이후인 오후 6시로 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협치파괴 의회폭거'가 적힌 피켓을 들고 더불어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 시도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피켓 시위로 항의했지만 역부족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에 앞서 해임 건의안 상정 제안설명에서 지난달 초 미 의회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처리가 임박한 시점에 윤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만나지 않은 사례 등을 언급하며 "이번 해외 순방의 외교적 참사와 별개로 박 장관의 자질과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드러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익을 위해 외교활동에 힘쓴 것을 가지고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여 '정권 겁주기' 하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본회의장 안팎에서 '거대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지만 표결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은 이에 윤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 수용 거부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의당은 "외교 참사 책임은 박 장관이 아닌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물어야 한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약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 대통령, 불수용할 듯

현 상황에선 윤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해임 건의는 헌법에 명시된 국회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이를 따라야 할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신임 의사를 밝히며 수용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국회의 해임 건의를 묵살하는 모습은 그간 '불통'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에게도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헌정 사상 장관 해임 건의안은 총 6차례 의결됐는데,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유일한 불수용 사례다.

역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의결 사례. 그래픽=김대훈 그래픽뉴스부장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불수용 가능성에 대해 "건의라는 형식이라도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고 3분의 1 찬성으로 발의한 특별 의결 요구 사안인만큼 (윤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성택 기자
강진구 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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