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킹물가에 실질임금 뚝뚝... 월급 숫자 커져도 실상은 마이너스

입력
2022.09.29 15:20
수정
2022.09.29 15:44
구독

2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2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외환위기 이후 최대 물가상승률에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4달째, 300인 이상 대기업은 2달째 전년 대비 실질임금이 줄고 있는데 감소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실질임금 감소 4개월째... 언제 끝날지 모른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8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및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 명목임금은 391만9,000원으로 지난해 7월 대비 15만 원(4%) 많아졌다. 반면 실질임금은 360만4,000원으로 8만2,000원(2.2%)가량 줄었다. 월급의 액면가는 늘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실질임금 감소세가 나타난 건 4개월째로, 4월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6월부터는 대기업 직원들도 실질임금이 줄었다. 7월에는 감소폭도 커져,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전년 7월 대비 14만9,000원(2.58%) 줄었다. 6월 감소폭(1.64%)보다 1%포인트가량 크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7월 300인 미만 사업장의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7만1,000원(2.17%) 줄었는데, 이는 6월 감소폭(0.97%)보다 1.2%포인트 크다. 중소기업의 실질임금 감소 장기화는 1~7월 누계 월평균 실질임금 증가율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7월 대비 전체 사업장 근로자의 올해 1~7월 월평균 실질임금 증가율은 0.6%로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을 좁히면 실질임금은 0.4% 줄었다.

원인은 고물가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실질임금 상승률이 (이렇게) 마이너스로 나타난 경우는 명절 시기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높은 물가상승률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 과장은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물가상승률을 5.2% 정도로 전망하고 있어,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금보다 낮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용시장은 활발... 제조업 5만 명 증가

한편 고용시장은 여전히 활발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종사자 수는 1,932만2,000명으로, 지난해 8월(1,885만2,000명) 대비 47만 명(2.5%) 증가했다. 이 중 상용직은 1,602만7,000명, 임시일용직은 216만1,000명이다. 직종별로는 제조업 종사자 수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16개월째 증가 중인 제조업 종사자 수는 8월 5만7,000명 늘었는데, 신규 종사자 수가 5만 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반면 공공행정, 국방·사회보장 행정 분야 종사자 수는 2,000명가량 줄었는데 정부는 이를 일자리 사업 축소 영향으로 보고 있다.

오지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