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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때리고 만지고 욕하고…코로나로 KTX 승객 줄었는데 '승무원 피해'는 늘었다 [2022 국정감사]

입력
2022.09.29 04:30

운행 중인 고속철도(KTX)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운행 중인 고속철도(KTX)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KTX와 SRT 등의 열차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성범죄가 2018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113건 발생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이후 열차 이용객은 전년 대비 60%가량 줄었는데도 승무원 피해 사례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승무원들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경우도 40건에 달했다. 반복되는 피해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KTX와 SRT, ITX 새마을 열차에서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성범죄는 2018년 24건, 2019년 10건을 기록한 뒤 2020년 23건, 2021년 30건, 2022년 26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열차이용객 수가 1억600만여 명으로 2019년 1억6,900만여 명 대비 60%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용객 수 대비 승무원 피해 건수는 크게 늘어난 셈이다.

피해 사례 중엔 승객의 폭언이 64건으로 가장 많았다. 승차권을 확인하거나 객실 내 통화를 제지하는 등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주로 폭언이 이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엔 승무원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거나, 객실 내 음식물 섭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승객이 폭언을 퍼붓는 경우도 추가됐다. 비슷한 과정에서 승무원이 폭행당하는 경우도 5년 동안 38건 발생했다. 심한 경우 폭언과 폭행을 당한 승무원이 9개월가량 요양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승무원을 끌어안거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객실통로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등 성추행 범죄도 최근 5년 동안 11건 적발됐다. 특히 폭행 피해, 부상 등으로 승무원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경우는 40건에 달했다. 승무원들은 주로 물건에 맞거나 발등을 찍히고, 시설에 부딪히는 등 안전사고에 빈번하게 노출됐다. 승무원이 열차사고를 목격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1년여 넘게 요양을 하거나, 3년 넘게 공황장애를 겪는 경우도 있었다.

승무원들이 소속된 코레일관광개발 측은 '피해 발생시 심리상담과 법률지원 제공'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KTX 승무원이 폭언 등에 의한 우울증으로 첫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승무원들의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감정노동자인 승무원들의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국토부와 코레일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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